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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된 KCGI, LIG 오너가 지분 샀다 구본상 회장 등 보유분, 지배구조 개선·조세 포탈 혐의 대비 현금 마련 관측

조세훈 기자공개 2022-01-12 08:20:2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0: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LIG그룹 지주사인 LIG 구주 일부를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LIG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주사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서 향후 LIG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 추진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오너 일가가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어 이를 대비해 현금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LIG 지분 25%를 1000억원에 사들였다. 거래 대상은 구본상 LIG그룹 회장(56.2%)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36.2%)이 보유한 LIG 지분 일부다. 두 형제가 보유한 LIG 지분율이 100%에 육박하는 만큼 향후 IPO(기업공개) 등을 염두에 두고 일부 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평가된 LIG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이다. LIG와 KCGI는 향후 인수합병(M&A)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뒤 LIG 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3년 후 콜옵션과 동반매도청구권(drag along)을 각각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다만 신주 발행이 아닌 구주 거래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최근 오너가의 조세 포탈 혐의에 대비해 현금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식 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양도가액과 양도시기를 조작해 양도세, 증여세 등 133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서는 이들이 2015년 5월 말 그룹 자회사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 주식 평가액이 주당 1만481원임에도 주당 3846원인 것처럼 허위 평가하고, 한달 뒤 허위평가한 금액으로 주식거래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3일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8년의 구형을 내렸다. 선고공판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포탈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추징금 등이 부과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점에서 1심 판결 전에 현금을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KCGI는 LIG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 오너가의 유동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LIG그룹은 1999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가 LG그룹에서 분리해 나오면서 만들어졌다. 구자원 고 LIG그룹 명예회장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LG화재를 LIG손해보험으로 사명 변경하며 본격적인 독립 행보를 펼쳤다. 2002년에는 넥스원퓨처스(현 LIG넥스원)를 설립하고 LG이노텍의 방위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방위산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2006년과 2008년 건영과 한보건설을 각각 인수한 뒤 두 건설사를 합병, LIG건설을 만들었다. 급격히 사세를 키워나가던 LIG그룹은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큰 위기를 겪었다.

결국 LIG건설은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탓에 2011년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재무적 위기 해소를 위해 주력 회사인 LIG손보를 매각했다. 또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투자 유치를 받은 LIG넥스원을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키면서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에는 5G통신장비 전문 업체인 이노와이어리스를 인수하며 방위산업 분야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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