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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체 NASA본사 매각, 금리 상승기류 압박 올해만 4차례 인상 예고…직간접 여파, 매각측 여건에 변수

양정우 기자공개 2022-01-13 08:11:4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미국 나사(NASA) 본사 건물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만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인한 수익률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금리 변화와 부동산 밸류에이션은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캡레이트(cap rate)라는 공식으로 도식화될 정도다. 금리 상승은 직간접적으로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나사 본사처럼 임대료 수익이 고정된 경우 금리 인상의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4000억 투입' 나사 본사, 엑시트 착수…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 '부담'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운용은 이달 초 미국 수도 워싱턴DC 소재한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 본사 건물의 매각 작업을 개시했다. 매각자문사로는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선정했다.

하나대체운용이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1551억원)'로 나사 본사를 사들인 건 지난 2017년이다. 이 펀드뿐 아니라 사모펀드(263억원)과 담보대출(2596억원)을 토대로 총 4135억원(당시 환율)에 매입을 마무리했다. 당시 투자자에게 내세운 목표 투자기간은 5년이다. 연초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한 건 본래 투자 스케줄을 감안한 행보로 파악된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는 게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Fed가 FOMC에서 양적 긴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Fed가 기준금리를 올해 4차례나 인상하고 7월 양적 긴축을 시작할 것이라는 공격적 분석도 내놨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확보한 Fed의 보유 자산 규모는 7조8000억달러에 육박한다.


금리 상승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밸류에이션 툴(tool)인 캡레이트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합성요소법에 따라 캡레이트 스프레드는 무위험이자율(Risk-free Rate), 물가상승률, 부동산만의 리스크 프리미엄 등으로 산출된다. 여기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무위험이자율의 상승을 이끈다. 결과적으로 캡레이트 전체가 상승하는 결과가 나온다.

캡레이트(Cap Rate=NOI/Value)는 순영업이익(NOI)을 부동산 매매 가격으로 나눈 수치다. 예를 들어 100억원에 산 오피스빌딩에서 연간 임대순수익으로 5억원이 창출되면 캡레이트는 5%다. 건물을 매도하는 입장에서는 시장 전반의 캡레이트가 상승한 여건이 불리할 수 있다. 임대료가 주축인 NOI가 고정돼 있다면 캡레이트가 상승한 만큼 부동산 가격이 낮아져야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물론 캡레이트에 수치를 대입해 기계적으로 산출한 결과를 단순히 밸류에이션의 전부로 여길 수 없다. 하지만 캡레이트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 변수(국고채 3년물 이자, 회사채, 국내총생산, 소비자물가지수, 통화량, 코스피, 오피스 수요, 공실률 등)를 감안할 때 금리와 강력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불과 수개월만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치보다 2배 정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준금리 변동의 여파가 실질금리까지 도달하는 데 시차가 있겠으나 캡레이트에 영향을 주는 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1.8% 안팎)는 이미 코로나19 발생 직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출처:인베스팅

◇나사 본사 임대차 계약, 고정 임대료…상승분 트레이드오프 효과 미미

나사 본사 건물의 임차인인 나사가 임대기간(2013.08.04~2028.08.03) 동안 임대료를 고정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임대인(하나대체운용 펀드)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은 곧바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유도하지 않는다. 금리 상승에 따라 투자자의 조달 비용 증가와 기대수익률(캡레이트) 상승으로 투자 위축이 수반되지만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임대인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이런 임대료 상승분과 여러 불리한 변수는 상충관계(trade off)에 놓여있다.

하지만 나사 본사의 임대차 계약은 전체 임대료에서 가장 비중이 큰 항목(Shell Rent, Tenant Improvement Rent)이 모두 고정돼 있는 게 특징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시점에 부정적 여파를 희석할 수 있는 임대료 상승 카드가 제대로 사용될 수 없는 셈이다.

하나대체운용 관계자는 "나사 본사 매각 작업은 당초 회수 스케줄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금리 상승 기류에 대한 여파가 제한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금리 추이와 여건 변화까지 장담할 수 없으나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사 본사의 임차인 신용도 자체는 글로벌 최상위권이다. 법적 임차인은 미국연방정부(미국연방조달청)이고 실질 임차인은 나사다. 이 건물의 전체면적은 5만6300㎡로 9층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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