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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CEO]"웰마커바이오, 글로벌 빅파마와 제대로 붙어보겠다"진동훈 대표 "지속가능한 매출 일으키는 자생력 갖춘 회사 목표"

최석철 기자공개 2022-01-17 13:00:3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와 제대로 한번 붙어볼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해가겠다. 글로벌 50위권에 속하는 회사에 웰마커바이오의 이름을 올리고 싶다.”

웰마커바이오는 약물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반의 항암 신약개발 회사다. 서울아산병원 최초로 스핀오프해 지난 2016년 12월 설립됐다. 바이오마커에 대한 노하우가 웰마커바이오의 최대 경쟁력이다. 사명 역시 웰(well)와 바이오마커(biomarker)를 합쳐 만들었다.

진동훈 웰마커바이오 대표이사(사진)는 지금의 웰마커바이오를 만든 장본인이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그는 교수로서 쌓아온 학문적 성취에 사업가적 마인드를 더해 단기간에 웰마커바이오의 기틀을 다졌다.

웰마커바이오는 올해 다수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에 발맞춰 IPO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인터뷰 전반에 걸쳐 때로는 학자로서 한국 바이오업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때로는 사업가로서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진 대표의 시선은 인터뷰를 진행한 고층 건물에서 바라본 풍경만큼이나 넓은 곳을 향해 있었다.

◇'바이오마커 노하우' 최대 경쟁력...다수 파이라프라인 임상 진입 '코앞'

웰마커바이오는 치료반응 예측 바이오마커(predictive biomarker)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9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가장 앞선 것은 2021년 2월 임상 1a상 진입한 대장암 치료제(WM-S1-030)다. 이어 지난해 12월 폐암 치료제(WM-A1)가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진동훈 웰마커바이오 대표이사

대장암 치료제의 경우 백업 물질 역시 올해 안에 전임상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웰마커바이오는 대장암 치료제뿐 아니라 모든 파이프라인에 대해 백업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바이오텍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혹시 임상 시험에서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곧바로 백업물질로 이어서 진행하기 위한 사전적 준비다.

이런 전략 아래 올해부터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본격적인 임상 시험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연내 기술성 평가를 받은 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IPO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주관업무를 수행한다.

진 대표는 “연내 4건 내외의 후보 물질을 임상 1상 단계에 진입시키고 백업 물질을 포함해 4건을 전임상 단계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며 “1~2개의 파이프라인만을 갖춘 다른 바이오텍과 달리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되는 만큼 기술성 평가 등에서 객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엔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진 대표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에 집중하는 기업을 웰마커바이오의 청사진으로 내걸었다. 신약은 타깃 질환에 대한 최초의 약물인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와 계열 내 최고의 약물을 의미하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로 나뉜다. 이중 ‘퍼스트 인 클래스’는 개발 난이도가 매우 높지만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퍼스트 인 클래스’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개발의 어려움 탓에 국내 바이오텍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퍼스트 인 클래스’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진 대표는 “‘베스트 인 클라스’의 경우 자본과 시간을 들여야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맞붙기에는 적절치 않다”며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지만 국내에서만 돋보이는 회사가 아닌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퍼스트 인 클라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상장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랩과 회사 운영도 철저하게 분리했다. 현재 웰마커바이오의 직원 수는 77명 내외로 이 중 연구개발인력이 80% 가량이다. R&D/연구본부/전략기획본부/경영지원본부 등 4개 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백오피스 업무를 맡은 인원이 적지만 미리 부서를 나눠서 전문성을 갖춰가고 있다.

◇"'캐시카우' 없는 신약개발은 희망고문"...상장 후 안정적 매출 확보 전략

진 대표는 “상장 전에 CEO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를 해야한다”며 “상장 이후에는 가치를 높이는 작업과 동시에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 CEO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상장 이후에 대한 청사진이 매년 일정 수준의 매출을 꾸준히 일으키는 회사에 맞춰진 이유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자생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웰마커바이오가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동시 다발적으로 개발해 임상시험 단계로 진입시키려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임상 1B상이나 임상 2A상까지 진행한 뒤에 이를 글로벌 제약사에 L/O(기술수출)하는 방식으로 꾸준한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상장 이후 안정적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업체도 인수할 예정이다. CDX(동반 진단) 업체나 CRO(임상 대행) 업체가 주요 후보 대상이다. 이미 일부 후보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아울러 한국이나 중국보다는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진 대표는 “회사가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느냐에서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한다”며 “투자만 받아서 돌아가는 회사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투자를 받은 뒤 수년간 연구개발에만 몰두하다 결국 투자금이 소진되면 다시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 역시 크게 신약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시장 진출 자금 등 3개 분야로 나눠 집행할 계획이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선 신약을 만들 수 있는 기술뿐 아니라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한다는 판단이다.

이미 L/O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장암 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도 미국 나스닥 상장사와 독일 글로벌 제약사가 큰 관심을 보이면서 실제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 두 건 모두 각사의 여건과 판단에 따라 계약까지 이뤄지진 않았지만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신뢰도는 높았다는 후문이다.

진 대표는 “대장암 치료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긍정적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어서 본격적인 IPO 작업 이전에 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항체 치료제 역시 올해 안에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시그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문적 명성 아닌 환자 중심 활동 고민"...우수 바이오인재의 성장무대 마련

진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고 느꼈다. 교수로써 연구에 몰두해 얻은 명성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욕구였다. 이는 항암 치료를 받는 수많은 환자를 지켜보면서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서울 문정동 소재 웰마커바이오 제1연구소.

아울러 후학인 국내 바이오 인재에 대한 고민도 컸다. 능력이 우수한 인재가 많지만 대다수가 교수가 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성장 경로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수많은 바이오텍 회사가 등장하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안정적이지 못한 점도 직접 뛰어들게 된 요인이다.

진 대표는 “과거 한국에서는 기업으로 가면 교수가 못되면 선택하는 길로 여겨지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며 “훌륭한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또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전체 인력 수를 200~3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다수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곳곳에 흩어져있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대표는 스스로를 ‘전쟁터의 장군’에 비유했다. 연구에만 집중하던 시절 늘 바빴지만 삶의 큰 줄기에는 변화가 없다고 느끼자 지루함을 느꼈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의대라는 좋은 직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꿈을 꾸게된 이유다.

혼란스럽거나 스펙터클한 상황에서 열정이 생기고 도전 정신이 생기는 스타일이다. 상장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상장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상장 이후부터 본격적인 스케일업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어서다.

진 대표는 “지금도 바쁘지만 상장 이후가 해야 할 일이 많아 더욱 정신없을 듯하다”면서도 “도전적이고 혁신적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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