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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부터 CDMO까지, SK의 '따로 또 같이' 전략 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지분투자·M&A도 잇달아

이아경 기자공개 2022-01-20 08:16:1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이었다. GS컨소시엄의 휴젤 인수, CJ의 천랩 인수 등이 연달아 성사됐고, 롯데는 바이오·헬스케어팀을 신설하며 M&A를 예고했다. 새해 들어선 삼성의 신약개발사 인수설이 업계를 뜨겁게 장식했다. 미래 먹거리로서 바이오 사업이 어느 때보다도 부각된 모습이다.

대기업 중에서 현재 바이오 사업에 가장 공격적인 곳은 SK그룹이다. LG는 혁신신약, 삼성은 위탁생산개발(CDMO)에 특화됐다면 SK는 신약개발부터 제조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선두주자'다. 1993년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팀 개설로 시작된 제약바이오 사업은 현재 제네릭부터 신약개발, 혈액제제, 백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으로 확대된 상태다.

성장 비결은 '따로 또 같이' 전략에 있다. 사촌경영 체제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SK→SK바이오팜→SK팜테코 계열과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계열 두 축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구성한다. SK와 SK디스커버리가 각각 독자경영을 펼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전체 파이를 키우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계열사별 신약개발사업 세분화…CNS·항암·백신 등

'따로 또 같이' 전략이 특히 돋보이는 분야는 '신약개발'이다. 다양한 계열사들이 신약개발에 각각 뛰어들면서 중추신경계(CNS)부터 항암신약, 백신, CAR-T, 항체 등에 이르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신약개발의 대표주자는 SK케미칼과 SK바이오팜이다. SK케미칼이 제네릭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면서 신약개발을 병행한다면,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에만 집중한다는 차이가 있다. SK바이오팜은 CNS 계열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으나 최근 항암신약 임상에 진입하는 등 연구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의 경우 신약개발에 AI신약개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스탠다임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디어젠, 닥터노아, 심플렉스 등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SK는 투자를 통해 해외 신약개발기업들도 발굴한다. 유전자·세포치료제(GCT), 항체, 프로탁 등을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관련 기업들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SK는 싱가포르 항체치료제 개발사인 허밍버드에 투자했으며, 단백질분해 분야에선 미국 로이반트와 합작사 프로테오반트를 설립했다.

혈액제제 사업을 담당하는 SK플라즈마도 최근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외부에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상용화에 나서는 NDRO 전략을 통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프로젝트는 큐로셀이 개발 중인 CAR-T 치료제로, SK플라즈마는 공동 개발을 위해 지난달 전략적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CMO 사업과 함께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임상 참여자 모집은 완료된 상태다. 올 상반기 중에는 백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영역 확대‥지분투자·M&A 활발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의 유럽, 미국 판매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법인 CNS 제약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중국 내 제약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다.

CMO 사업을 다루는 SK팜테코는 애초에 거점을 미국으로 정했다. SK는 CMO 사업을 위해 2017년 아일랜드 BMS의 설비를 사들였고, 2018년에는 미국 앰팩을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이를 통합한 SK팜테코를 미국에 출범시켰다.

이후 SK팜테코는 지난해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올 초에는 미국 CBM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포스케시와 CBM은 모두 GCT CDMO기업이다. 기존의 합성의약품 중심에서 바이오의약품 CDMO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SK팜테코는 바이오 CDMO 사업을 키워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글로벌 백신 생산의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CMO를 담당했으며, 지난주에는 노바백스와의 코로나19 백신 CMO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유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CDMO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전 회장이 이끌던 SK네트웍스도 미국 바이오기업에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끈다.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모태기업으로 SK그룹의 또다른 축으로 분류된다. 피투자사는 AI기반 뇌질환 진단 및 치료기업이다. SK네트웍스는 다만 AI, DT 등 신성장 분야에 투자를 단행했을 뿐 바이오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SK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SK와 SK디스커버리 계열별로 각자 사업을 구축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는 교류하면서 함께 발전해나가는 구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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