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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의 '사회적 자본' 경쟁

박창현 M&A부장공개 2022-04-19 08:03:36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8일 07: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시장은 매일이 전쟁이다. 투자, 펀딩, 회수 등 전 과정이 경쟁 구도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직 금메달만이 모든 것을 거머쥔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한 발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학연과 지연, 혈연 모든 것이 무기다. 비교 우위라면 내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유독 PE 업계에 '엄친아'들이 즐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기업 CEO의 자녀, 3선 국회의원의 자녀, 국무총리의 자녀, 장관의 사위, 대기업 오너의 사위 등 웬만한 타이틀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 때 PEF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된 시기도 있었다. 더 나아가 금수저들이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위 짬짜미를 하는 시장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발생돼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에게 이익을 주는 무형의 자산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 이 전쟁처에서는 누가 얼마만큼의 사회적 자본을 갖고 있느냐가 실력의 범주에 들어간다. 오히려 PEF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자본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1차원적 네트워크를 넘어 더 정교하고 더 전략적인 관계성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KCGI가 좋은 예다.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는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소위 말하는 금수저는 아니다. 그럼에도 대기업 오너일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전략 마케팅을 통해 스스로 강력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요진건설, 대림그룹, LIG그룹 오너 일가가 모두 그의 고객들이다. 최근에는 고객사 리스트에 호반그룹이 추가됐다.

초기 자본 시장의 큰 손이었던 산업은행 출신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00년 대 초까지만 해도 산업은행 주도로 진행된 빅딜과 구조조정 거래가 많았던 탓에 많은 인재들이 몰렸다.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산은 출신들도 하나 둘 독립을 하거나 재취업에 나서 시장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산은은 여전히 많은 기업들의 돈줄을 쥐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PE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주요 투자자(LP)이기도 하다. 산은 출신 이력이 주는 힘이 자본 시장에서 강력하게 작동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잡음도 없지 않다. 최근 산은이 진행한 뉴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사 대비 트렉레코드 역량이 부족했던 노앤파트너스가 낙점을 받으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산은 출신 대표가 있는 노앤파트너스를 의도적으로 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후폭풍이 두려운 탓도 있었겠지만 "이 역시 경쟁의 영역으로 본다"는 모PE 대표의 자조 섞인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사회적 자본을 활용하고 쓰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연결고리로는 더 이상 차별성이 없다. 사회적 자본 또한 축적이 필요하고 증식이 요구된다. 공적 영역에서는 특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지만 사적 영역 안에서는 의사결정을 관철시키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최근 수 년간 유독 PEF 시장 내 핵심 인력의 이동이 잦고 인력 전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소리 없는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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