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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과 트레이더조

문누리 기자공개 2022-04-22 06:59:5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 만에 전면 해제되면서 유통업계가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 일상회복 기대감에 유통주도 들썩이고 있다. 해제 첫날인 18일 롯데쇼핑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신세계, BGF리테일, 호텔신라 등이 2%안팎으로 상승마감했다.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코로나19는 유통업의 판도를 바꿔놨다. 대표적인 변화가 새벽배송 시장 확대다. 2018년 5000억원이었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대로 3년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2023년엔 12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변화로 새벽배송 시장도 재편되고 있다. 업계 1위 쿠팡을 비롯해 마켓컬리와 SSG닷컴이 전체의 8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부익부 빈익빈'이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 BGF리테일 등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은 하나둘씩 새벽배송 서비스 포기를 선언했다.

새벽배송을 지속하는 이커머스 업체들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제 살 깎아먹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낮은 가격, 빠른 배송 등 '남들 다 하는 전략'을 뒤집어봐야 한다.

미국 유기농 마트 체인업체 트레이더조가 대표적인 사례다. 트레이더조는 최근의 유통업체들과 달리 할인이나 배송서비스를 일절 하지 않는다. 매장 크기도 300평 수준으로 아마존 홀마트(1만3000평)의 43분의 1 수준이다. 취급 상품수도 4000종 수준으로 기존 마트(5만종)의 10%를 넘지 않는다.

대신 특색 있는 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전체 제품군의 80%를 차지한다. 건강한 환경에서 사육한 신선식품 등급도 6단계로 세분화했다. 이는 ESG 등 '가치소비'에 관심이 높은 고객들을 록인했다. 마치 포켓몬빵이 당근마켓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듯 트레이더조의 품절된 PB상품도 중고플랫폼을 통해 거래된다.

현재 트레이더조는 아마존과는 반대되는 방향을 추구하면서도 대등한 위치에 섰다. 트레이더조의 면적당 매출은 경쟁사 홀푸드의 두 배를 넘었다. 이에 주목한 마켓컬리도 직접 직원들을 미국에 보내 트레이더조 현장을 살펴보는 등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국내 유통업체들이 충성고객 확보 전략을 바꿔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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