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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AP 도전기]'소프트웨어 부재' 구조적 한계…'원스톱' 애플 넘을 무기는⑤R&D인력 부족, 이원화된 '부품-세트'…중저가 라인업 강화, 칩셋 활용처 다변화로 승부수

손현지 기자공개 2022-05-23 13:26:38

[편집자주]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핵심 제품인 모바일AP (엑시노스)가 경쟁력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점유율 축소 원인으로 수율·가격경쟁력 하락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두뇌이자 종합반도체로서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역점'사업이다. 긱벤치 등 글로벌 성능평가 기관의 평정 결과 등을 토대로 경쟁력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07: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의 경쟁력을 평할 때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회사는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설계부터 하드웨어인 AP칩·모바일 기기 제조 등 전 과정이 일원화돼 있어서 성능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AP 설계를 맡은 시스템LSI부, 세트사인 MX사업부가 그야말로 각자도생한다. 자체 소프트웨어가 부재한 삼성 입장에선 하드웨어 부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 양사간 구조적 차이는 모바일AP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키로 작용한다.

삼성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저가 라인업 강화, 칩셋 활용처 다변화, 소프트웨어R&D 인력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도모하고 있다.

◇삼성의 범용성, 애플의 특화성

삼성과 애플 양사를 반도체로 구분하자면, 삼성은 종합반도체(IDM) 회사, 애플은 팹리스(설계) 회사다. IDM은 웨이퍼 생산 설비인 팹을 갖추고 반도체 설계나 웨이퍼 가공, 패키징, 테스트 등 반도체 제조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행할 여력을 갖춘 회사를 지칭한다. 삼성 내부적으로 시스템LSI부(설계), 파운드리사업부(생산), MX사업부(제조·유통) 3개의 부서가 AP 생산과 유통에 가담한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세 사업부가 개별사처럼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삼성 시스템LSI사업부'가 공정을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에 안 맡길 수도 있고, 세트사인 '삼성 MX사업부'가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나온 모바일 AP를 채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구조다.

반면 애플은 AP칩 부품의 설계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프로세스를 거친다. 애플은 아이폰 전용 AP로 만든 'A시리즈'를 구축한다. A시리즈는 모바일 뿐 아니라 TV, 태블릿 PC 등 애플의 전 기기에도 쓰인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된 근본적 원인은 자체 '소프트웨어' 유무 차이에서 비롯된다. 큰 축에서 보면 범용성을 중시하는 안드로이드 진영(퀄컴, 미디어텍, 삼성전자)과 애플 생태계로 특화한 애플과의 차이점으로 볼 수도 있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iOS)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와 동시에 설계한다. 부품 성능에 이상이 발견될 땐 iOS를 수정하든지 하드웨어를 수정해 기기에 최적화시킬 수 있다. 혹여나 AP칩셋과 이를 둘러싼 부품의 하드웨어 성능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운영체제(iOS)로 이를 통제할 수 있다.

반면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차용한다. 세트단(MX사업부) 입장에선 소프트웨어 기능을 섣불리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면 고성능 부품을 채택해야 한다. 즉 기기 성능은 하드웨어 경쟁력에 달려있기 때문에 부품 선택만은 신중한 편이다. 자사 모바일AP 라고 우대 적용한다기 보다는 GPU, CPU 성능을 철저히 비교하고 파운드리 공정 선진화 등을 고려해 거래선을 설정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삼성 '1기기 1칩' vs 애플 '만능'칩…수율·가격 판가름

양사는 칩셋 공급 전략도 다르다. 애플은 한 세대의 칩셋 부품을 단일 제품에만 사용하지 않고 여러 제품에 혼용시킨다. 삼성 엑시노스 탑재 기기 범위가 한정적인 것과 비교된다. 예컨대 애플의 AP인 A12 칩셋이 적용되는 기기 범위는 아이폰 X 시리즈(XS, XS Max, XR) 뿐 아니라 패드, 에어, TV 등 다양하다. 기기 간 연결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아이폰의 앱을 컴퓨터에서 쓰는 것도 가능해졌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도 꼽힌다. 같은 공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양산 도중 발견한 문제점을 빠르게 대처하는 횟수가 지속되면 비로소 수율이 안정화될 수 있다. 즉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최신AP인 A15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1, 삼성전자 엑시노스 2200 등 경쟁 제품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아이폰에 적용하는 만큼 대량 생산 체제를 통해 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R&D 인프라 한계, 중저가 라인업 강화 복안

삼성전자가 AP 경쟁력을 갖는 가장 좋은 방안은 무엇일까. 모범 답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한데로 녹여 개발 노하우를 쌓는 것이다. 삼성도 자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2011~2013년 리눅스 재단이 주도한 타이젠 프로젝트에 인텔과 함께 참여해 개발과 상용화 연구에 매진했지만 이내 한계에 부딛혔다.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인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통상적으로 앱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기본적으로 개발 인력이 많아야 한다. 삼성은 개발자가 1500명 수준으로 애플 부품개발 R&D인력(2만명)에 비해 인프라가 미약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IOS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업력이 보통 10년이 넘는다"며 "(삼성 MX사업부가) 그들을 영입하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의 시스템LSI부, 파운드리사업부, MX사업부 등의 통합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파운드리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고객사 입장에선 설계를 맡길 경우 보안 문제 등을 우려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시스템LSI부는 AP 시장 내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시키는 추세다. 안드로이드의 '범용성'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엑시노스1280은 삼성전자 갤럭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급형 A시리즈에 탑재됐으며, 인도에 출시한 갤럭시 M33 제품에도 탑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에 따른 전략 변화"라며 "고객사의 수요에 부응해 탄력적으로 라인업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턴 시장점유율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AP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부가 MX사업부의 의존도를 줄여 거래선을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며 "증강현실(AR), 전기차 등 제품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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