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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영 CCO, 소비자보호 빈공간 찾아 먼저 움직인다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⑩첫 독립 그룹장 맡아 '아키텍쳐형 보호체제 진화' 미션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27 08:06:29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0: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 이후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 눈높이가 달라졌다. IPO를 기점으로 성인이 됐다. 책임과 역할이 더 커졌다. 2022년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당시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지금까지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은행의 현재 모습을 지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그간의 성장 방식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2022년2월 윤호영 대표의 press talk 중에서)

카카오뱅크는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올해를 '시즌2'의 원년이라고 얘기한다. 출범후 5년간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달리는 때였다면 지난해 IPO를 기점으로 질적 성장을 요구받는 시기가 왔다. 카카오뱅크의 임원 대부분은 출범 이전 준비법인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원년멤버'다. 하지만 시즌2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질적 성장을 도모할 새로운 피가 일부 수혈됐다.

허재영(jake.young)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사진)는 시즌2의 새로운 비전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중시되고 있는 소비자보호 가치를 수호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미션을 부여받고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에 합류했다.

◇ 시즌2 대표인물…30년 정통뱅커의 폭넓은 경험, 세세한 소비자보호체계 마련 기반

허재영 CCO는 30년 가까이 은행생활을 해 온 정통 뱅커다. 그는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SC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곳에서 오랜기간 일하며 영업점 경험은 물론 인사, 리스크, 브랜드마케팅, 파이낸스 등을 두루 접했다. 은행업무 전반이 30여년 경력에 촘촘히 스며들어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기획·개발하고 판매와 사후관리를 하는 전 과정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 SC에서의 마지막 커리어로는 리스크지원부장과 마케팅부 이사를 역임했다. 브랜드마케팅을 총괄하며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쌓은 점은 모바일 은행의 소비자보호 역량 고도화에 적임자로 평가돼 지난해 11월 영입됐다.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제정,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25일 본격 시행했다. 당국은 금소법 시행을 즈음해 모범규준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CCO를 별도 임원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금융회사는 업무집행책임자(임원급) 중에서 준법감시인에 준하는 독립적 지위의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를 1인 이상 지정해야 한다'고 모범규준에 명시해 놨다. 어겨도 제재는 없으나 상당수 금융사가 받아들여야 하는 일종의 행정지도다.

카카오뱅크 또한 이에 대한 대응으로 허재영 CCO를 영입, 소비자보호 관련 변화에 대응태세를 갖췄다. 이전에는 준법감시인이 이 역할을 겸하고 있었는데 전담 임원을 따로 선임하며 관련 부문 강화를 본격화 한 것이다.

CCO는 금융소비자보호 총괄 부서를 이끌며 관련 제도를 기획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발, 판매, 마케팅, 사후관리 등 금융상품의 각 단계별 소비자보호 체계에 관한 관리·감독, 검토 업무가 이에 속한다. 또 민원접수·처리에 대한 관리, 금융소비자 피해 방지, 기타 금융소비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필요한 업무도 그의 역할이다.

◇ 허점 먼저 찾는 중원 사령관…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소비자보호역량 고도화 미션

이제 막 중시되기 시작한 가치이기 때문에 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의 정의와 필요한 자질은 전 금융권을 통틀어 다소 모호한 편이다. 그는 사실 소비자보호업무를 위한 부서에서 일한 경력은 없다. 하지만 은행 상품을 만들어 팔고 이를 사후관리하는 전 영역을 거치며 얻은 실질적 경험을 자산으로 갖고 있다. 은행의 영업 프로세스 전반에서 소비자 권익이 어느 부분에서 취약한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돼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와 함께 반년간 일한 구성원들은 이같은 그의 장점이 카카오뱅크에서 극대화될 수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에 대해 동료들은 "그간의 경력에서 직접적인 소비자보호 업무를 담당한 적은 없는 점이 오히려 큰 강점"이라며 "소비자보호 방법론 등에 대한 편견이 없으며 다양한 의견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는 능력이 돋보이는 리더"라고 평가한다. 또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며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축구에서의 중원 사령관(게임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는 실제로 축구에 진심이다. 축구는 2003년부터 시작했다. 매일 이른 시간에 축구를 하거나 새벽에 EPL 경기중계를 빼놓지 않고 시청한다. 그는 "축구는 합(合)이 맞아야 할 수 있으며 협력이 중요한 운동"이라며 "특히 공간에 대한 이해가 좋아야 하는데 빈 곳을 찾아내고 이동하여 선점하는 등 공간 지배력이 중요하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축구를 하며 얻은 경험과 지혜들은 모든 업무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소비자보호 업무는 연관지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는 "은행이 먼저 소비자 보호의 빈 공간을 찾아 이동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직장에서만 근무했던 그가 '이직'이라는 큰 결심을 한 건 카카오뱅크의 혁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하면 이미 틀이 갖춰진 고정화된 곳으로 생각됐지만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온리(only) 채널을 통해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시도로 혁신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말한다.

그는 모바일은행들이 고도화할 소비자보호체계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최선·최고의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거래 편의성과 간편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는 얘기다. 결국 '보호'와 '편의성'이 시소의 관계가 아님을 보여주는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예금·대출 상품 중심이다. 하지만 펀드상품을 비롯한 추가 상품 라인업을 취급하며 금융플랫폼으로서 다양한 고객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모든 과정은 대면이 아닌 모바일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는 "상품·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와 내부통제까지 빈 공간을 찾아 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 피싱예방 시스템 등 이미 상당수준…금융IT 활용, 예방형 보호체계 확대 총력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은 금융사기 모니터링과 예방, 대응을 하는 부서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피싱(Phishing) 예방 등 금융사기로부터의 소비자 보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이스피싱 등 사기계좌 예방을 위해서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모형과 모니터링 시스템이 활용된다. 사기패턴을 발굴해 모형화시킨 뒤 이를 모니터링하는 게 주요 골자다.

해킹 등으로 인한 제3자 거래 형식의 부정 거래를 감시하는 것이 FDS시스템이다. 이는 24시간 동작해 이상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하며 이상 거래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거래를 중지하는 등 실시간으로 탐지 활동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피해자가 직접 계좌이체하는 형식의 사기 유형을 잡아내는 별도 모니터링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사기이용계좌의 거래 형태를 머신 러닝 기법으로 학습, 사기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피해 예방 룰(rule)을 세팅하는 방식보다 더 높은 탐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카카오뱅크는 중고거래 사기 예방을 위해서도 관련 대응체제를 갖췄다. 최근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고거래 사기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이체 거래 시 개인 간 사기 거래 위험도를 이체 네트워크 기반으로 계산, 사기에 이용되는 의심 계좌를 탐지하는 모형을 개발했다. 사기 위험성이 높은 이체 거래를 탐지할 경우 거래 주의 문구를 화면에 노출하는 등 중고거래 사기 방지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5년간 약 200억원 가량을 지원해 피싱 사기 예방을 위한 사회 책임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 모니터링, 적발, 대응, 피해자 지원과 구제 방안 등까지의 프로세스를 계속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더 나아가서는 소프트웨어형에서 아키텍쳐형으로 소비자보호체계를 발달시킬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의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와 맞물린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과 이종산업을 결합한 상품이나 광고비즈니스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다. 판매 채널의 역할 확대는 소비자보호 업무의 역량 고도화가 전제돼야 한다.

이전까지의 소비자보호체제는 고객이 제기하는 이슈에 대한 면책 근거를 찾거나 재발방지를 위한 사후적인 노력으로 주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제 고객을 중심에 놓는 예방적 보호체계로 전환할 때가 왔다. 이 과정에서 금융 IT 활용 능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는 "기존의 소비자보호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형태, 즉 이슈가 생기면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이었다"며 "앞으로는 금소법 시행,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아키텍쳐형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IT 기술력과 소비자보호 담당자들의 전문성은 예방적 보호체계 구축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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