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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유화증권, NCR에 가려진 '성장동력' 상실 신NCR 1000% 내외, 투자 없어 총위험액 증가분 7년새 300억도 못미쳐

남준우 기자공개 2022-05-26 13:12:03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15: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화증권은 업계에서 사실상 증권 본연의 업무는 포기한 '은둔형 증권사'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자본비율(NCR) 등과 같은 재무 건전성 지표는 수치상 양호한 축에 속한다.

성장 의지가 꺾인 만큼 기타 증권사처럼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점이 주된 이유다. 영업용순자본 뿐만 아니라 투자 확대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총위험액 역시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수치상 양호한 NCR…자산 확대 의지 없기 때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화증권의 올 1분기말 기준 신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필요유지자기자본)은 994%다. 신용평가사나 금융당국의 규제 등에 사용되는 구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은 556%다.

수치만 놓고 보면 양호하다. 국내 초대형 IB의 경우 신NCR이 대부분 1500% 이상이다. 구NCR 기준으로도 200% 내외다. NCR이 높을수록 위기 대응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구NCR 기준으로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유화증권은 사업보고서에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고유 위험을 방지하고 사업의 영위를 위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순자본비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제대로된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NCR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높은 NCR은 자산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도 내포한다. 자본이 우량한 대형 증권사가 리스크가 큰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NCR이 낮게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한때 300% 이상이었던 구NCR이 최근 160%까지 떨어졌다.

IB업계에서는 유화증권이 사실상 증권사로서의 경영을 포기한 '은둔형 증권사'로 보고 있다. 리테일 영업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며 별도로 진행 중인 투자도 없다. 증권 본연의 업보다는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으로 버티고 있다. 작년 임대료 수익은 44억원으로 영업이익(75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사내에서 재경팀장을 담당했던 신재혁 이사가 현재도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과거 리드파워 CFO직을 담당한 이력이 있는 전성기 전 딜로이트안진 부대표도 2020년부터 회계 자문역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변화의 의지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자료 출처 : 유화증권 사업보고서 종합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모두 제자리걸음

NCR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영업용순자본은 일정 수준을 수년째 유지 중이다. 올 1분기말 기준 영업용순자본은 4622억원이다. 재무제표상 순재산액 4817억원에서 195억원의 차감항목과 9000만원의 1억1900만원의 가산항목을 고려한 결과다. 2017년 4356억원 이후 변동이 거의 없다.

총위험액은 최근 6년간 300억원도 증가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최근 금리 상승과 주식 시장 약세 영향이 컸다. 올 1분기말 기준 유화증권의 총위험액은 830억원이다. 총위험액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시장위험으로 752억원이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과 같은 포지션으로부터의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유화증권의 경우 보유 중인 금융자산 중 BBB+ 등급 이하나 등급이 없는 자산의 규모가 1320억원이다. 재무제표상 공정가치측정증권 전체(3590억원)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채권 포트폴리오 영향이 크다. 올 1분기말 기준 보유 채권의 현재 이론가는 3406억원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00bp 변동하면서 약 45억원(1.34%)의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1월초 1.8%대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3%를 돌파했다.

올해 여러 악재 속에서 그나마 원활하던 자기매매 업무 역시 마비됐다. 올 1분기 주식은 1원도 거래하지 않았다. 평가차익 3억원, 배당금수익 5억6000만원이 전부다. 채권 거래실적의 경우 메자닌 100억원 등이 전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별도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적도 없는 걸 보면 '자산 확대→투자 증가→수익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임대 수익 외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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