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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사업다각화 승부수, '양날의 검' 될까 [엔터사 옥석가리기]② 엔터사 차별점으로 꼽히는 '위버스'… 게임·NFT 성공에 쏠린 눈

김슬기 기자공개 2022-05-26 12:58:54

[편집자주]

국내 엔터업계에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중단되면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튜브 시청 증가로 인해 팬덤 유입이 꾸준했다. 여기에 온라인 공연 등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 팬과의 접점을 늘려 나갔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으로 신사업도 확장했다. 국내 엔터업체의 엔데믹 이후 사업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의 사업 다각화 행보는 상장 전부터 이뤄졌다. 그 중심에는 위버스컴퍼니(옛 비엔엑스)가 있다. 위버스컴퍼니는 글로벌 팬 커머스 플랫폼과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모두 운영하면서 아티스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여타 엔터회사들이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로 승부할 때 무기를 하나 더 가지게 된 셈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네이버 V라이브와 통합된 '위버스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의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퍼즐게임인 '인더섬 with BTS'과 두나무와 함께 만든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플랫폼 론칭하는 등 여러 신사업을 빠르게 전개할 계획이다.

다만 신사업이 성공적이려면 기반이 되는 아티스트의 상품성이 훼손되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일방적 제공보다는 팬덤의 원하는 형태를 잘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하이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원들이 엔터업계보다는 타 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길다. 이 때문에 시장이나 팬덤과의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멀티 레이블 체제, BTS 의존도 보완 목적

하이브의 사업 구조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빅히트뮤직(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플레디스엔터(세븐틴, 프로미스나인), 쏘스뮤직(르세라핌), 케이오지엔터(지코), 어도어, 하이브 아메리카, 이타카홀딩스, 하이브 재팬 등의 레이블 영역과 공연이나 MD, 스토리사업 등의 솔루션 영역, 플랫폼 영역(위버스컴퍼니) 등이다.

하이브의 그간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 부분은 BTS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2018년, 2019년과 2020년 상반기 BTS의 매출액 비중이 각각 98.2%(2960억원), 97.4%(5718억원), 87.7%(2579억원)였다. 상장 후에는 BTS만 놓고 매출 비중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 내 이타카홀딩스 인수도 BTS 비중 낮추기의 일환이었다.

지난해 7월 하이브는 BTS가 속한 빅히트뮤직을 물적분할하면서 멀티레이블 체제를 완성했다. 반년간 매출액 3097억원, 영업이익 116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의 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2559억원, 영업이익 1902억원이었다. 일괄비교는 어렵지만 반년간 실적만 봐도 연간 이익 중 BTS 비중이 상당하다.

올해에는 각 레이블에서 신인 그룹을 론칭하는 등 IP 편중을 줄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에서는 이달 르세라핌을 데뷔시켰고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획한 신인걸그룹도 하반기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CJ ENM과 합작으로 만드는 합작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아이랜드) 2'도 시작될 예정이다. 아이랜드에서는 엔하이픈이 탄생했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걸그룹을 만들 예정이고 하이브 재팬은 '앤오디션 더 하울링(&AUDITION - The Howling)'을 오는 7월부터 니혼TV에서 방영한다. 해당 방송을 통해 결성되는 팀은 일본 활동을 시작으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결국 올해에만 3~4팀의 그룹이 론칭, IP가 다양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 진화하는 위버스, 자사 아티스트 외에도 확장 여지 有

각 레이블에서 잘 만들어진 아티스트들의 IP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게 솔루션 영역이다. 내부에서는 IPX본부가 공식상품(MD)와 오프라인 공간사업(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연 기획이나 영상은 360 본부, 웹툰·웹소설 창작 및 오리지널 스토리 창작을 하는 스토리사업 본부 등이 있다.

하이브를 다른 엔터사와 가장 차별화시키는 지점이 바로 플랫폼 영역이다. 2018년 7월 설립된 위버스컴퍼니는 2019년 팬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샵과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를 론칭했다. 해당 플랫폼은 아티스트와 팬과의 소통창구, 콘텐츠 제공, 공식적인 MD 판매 등을 진행, 팬덤 확장에 기여 중이다. 2021년 연간 매출 2394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 하이브 내 종속회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와 더불어 하이브와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초 함께 YG엔터의 계열사인 YG플러스에 총 700억원을 투자하면서 위버스 입점 아티스트 수를 늘릴 발판을 마련했다. YG플러스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 및 음원 유통 등을 담당하고 반대로 YG엔터의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에 입점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블랙핑크, 아이콘, 트레저 등이 입점해있다.

2021년 네이버 V라이브를 양수하면서 판을 키웠다. '위버스 2.0'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영상, 음성, 채팅 등을 통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또 V라이브에 입점돼 있던 30개 아티스트가 추가된다. 이와 더불어 올해에는 이타카홀딩스의 해외 아티스트들도 위버스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 총 70개 아티스트가 입점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IP를 만드는 곳이라면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위버스는 탐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 번 잘 구축해놓으면 자사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관련 수요가 많을 수 밖에 없어서 규모의 경제가 달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 C레벨 중 엔터 베테랑 전무…박지원 대표 주축으로 게임에 '집중'

올해 하이브가 추진하는 신사업은 여러 분야다. 우선 연초 네이버웹툰과 웹툰·웹소설을 공개했다. BTS를 모티브로 한 작품 '7FATES: CHAKHO'과 엔하이픈 'DARK MOON: 달의 제단', TXT의 '별을 쫓는 소년들' 등을 공개했다. 세 작품 모두 초기에는 평점이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9점대의 평점을 회복했고 현재는 모두 휴재 중이다.

또 연내 NFT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두나무와 미국 내에 합작법인(JV)를 설립했다. BTS의 IP를 활용한 게임 '인더섬 with BTS'도 출시할 예정이다. 과거 하이브가 2대 주주인 넷마블과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게임을 출시했다면 이번 게임은 자체 조직인 하이브IM에서 만든다. 하이브는 해당 조직에만 게임 인력 80여명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하이브
다만 게임이나 웹툰·웹소설 등의 확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티스트 IP를 활용, 팬 경험을 확장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아티스트와 큰 연관이 없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통한 사업다각화에만 집중했다는 평도 나온다. 게임 역시 기존 엔터업계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여서 향후 팬덤의 확장과 몰입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넥슨 출신 박지원 대표를 영입했을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는 2020년 하이브에 영입됐고 2021년 7월에 방시혁 의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 C레벨 중 엔터업계에 오래 종사한 인물은 없다. 김태호 COO는 NHN·다음·풀러스 출신이며 이진형 CCO는 위메프, 이경준 CFO는 MCM 패션 그룹·김앤장·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쳤다.

또 다른 엔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최근 몇년간 성장하며 엔터 경력의 인력보다는 IT나 게임 쪽 인력을 다수 영입해 왔다"며 "특히 박지원 대표를 주축으로 게임 사업 등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회사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성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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