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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상장한 넥슨, 늦어진 ESG 시계 [게임업계 번진 ESG 물결]③국내 ESG 규제 빗겨가... 글로벌 등급은 '평균'

황원지 기자공개 2022-06-13 12:55:10

[편집자주]

ESG 경영 열풍이 게임업계에도 들불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초 엔씨소프트를 필두로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나섰다. 지속경영 보고서를 앞다퉈 발간하며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ESG위원회에 핵심 경영진을 포진하고 실무조직을 키우는 곳도 늘고 있다. 주요 게임사별 ESG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은 게임사 ESG 열풍에서 한발 빗겨나 있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나 넷마블과 달리 넥슨은 ESG 보고서를 비롯해 위원회도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일본에 상장한 덕분에 국내 상장사들을 재촉하는 ESG 정보공시 의무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개된 정보는 적지만 넥슨의 글로벌 ESG 등급은 낮지 않은 편이다. 특히 대다수 게임사들이 취약한 환경(E)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3N중 유일하게 노조가 설립된 영향으로 사회(S)부문인 인적자원관리에서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

◇한국 아닌 일본 상장, 국내 ESG 규제 해당 안돼

넥슨은 현재 ESG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ESG 위원회를 설립하지 않았고, ESG 보고서도 따로 발간하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ESG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면서도 “경영전략 차원에서 ESG 경영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당국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업들의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중이다.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들은 2025년까지, 모든 코스피 상장사들은 2030년까지 정보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엔씨소프트(4.5조)와 넷마블(10.2조)이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반면 일본 상장사인 넥슨은 국내 규제 사각지대에 서 있다. 일본의 경우 ESG 중 환경(E)부문과 관련된 지표만 공시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일본 금융위(FSA)는 2023년부터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 기준에 따라 정보 공시 의무를 부과를 추진중이다.

TCFD 기준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정량적으로 수치화하는 기준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주로 중요하게 여긴다. 게임사인 넥슨의 경우에는 제조업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의무화에 따른 여파가 크지 않다.

넥슨 관계자는 “일본의 ESG 규제에 대비해 넥슨 CSR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은 CSR 홈페이지에 지속가능성회계표준(SASB)에 따라 ESG 경영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정보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E)분야로 나눠 총 두 페이지 정도 분량이다.

◇정보는 적어도 점수는 평균.... MSCI 'BB등급'

공개된 정보는 적지만 넥슨의 글로벌 ESG 등급은 낮지 않다. 다른 국내 게임사들과 비교하면 평균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가 평가한 넥슨의 ESG 등급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지난해 8월 넥슨 등급을 BB로 상향했다. MSCI 지수에 편입된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업권 73개 기업들 중 중위권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과 같고, 엔씨소프트(A), 넷마블(BBB)에 비해서는 낮았다.

또다른 글로벌 ESG 평가기관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도 넥슨의 ESG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평가한 넥슨의 ESG 위험도는 16.3점으로 낮은 위험(10~20점) 구간에 속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군에서 상위 0.9%에 해당하는 점수다. 엔씨소프트(12.2점), 메타버스 기업 로블록스(15.5점)와 비슷했다.

국내에서는 자회사인 넥슨지티만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등급을 받고 있다. 2021년 넥슨지티의 KCGS 종합 등급은 C등급이었다. 부문별로는 환경이 D등급, 사회가 B등급, 지배구조가 C등급이었다.

◇사회(S)부문에서 약점, 환경(E) 부문에서 강점

부문별로는 환경(E)부문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였다. MSCI는 넥슨의 탄소 배출(Carbon Emissions)부문에 대해 업계에서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환경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대부분의 게임사들과는 대조적인 성적표다.

정보보안 분야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MSCI는 넥슨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 부문이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IT회사인 만큼 넥슨은 기업 행동 강령에 고객 개인 정보 보호 및 데이터 보안과 관련된 사항이 다수 적시돼 있다.

MSCI의 부문별 넥슨 ESG 등급

반면 사회(S) 부문은 약했다. MSCI는 넥슨의 인적자원관리(Human Capital Development) 부문에 최하 점수인 느림보(Laggard) 등급을 줬다.

노동 관련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018년 게임업계 최초로 노조가 설립됐다. MSCI가 ESG 등급을 매기는 국내 대형 게임사 6곳 중에서 노조가 있는 기업은 넥슨 뿐이다. 지난해 MSCI 평가를 전후해서 전환배치에 따른 개발자 고용불안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조가 있는 만큼 넥슨은 고용 정책 개선에 힘을 써 왔다. 2019년 업계 최초로 임금단체협상을 완료했고, 게임 개발 프로젝트 드랍으로 인한 권고사직 정책을 폐지했다. 또한 넥슨의 자회사였던 띵소프트, 넥슨레드가 폐업했을 때에도 자회사 직원들을 본사로 고용승계하기도 했다.

다만 ESG 평가기관에서는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관련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평가기관들은 통상 논란이 재무적으로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위험도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특정 기업에서 해당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위험도도 자연스레 상승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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