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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다음 격전지는 카…삼성·LG 메기효과 본격화 [테크사 500조 전장 승부수]①500조 미래먹거리 선점경쟁…M&A 전략, 인수회사 운영방식 '상이'

손현지 기자공개 2022-06-16 12:45:44

[편집자주]

삼성과 LG, 국내 전자업계 투톱이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부품 시장에서 맞붙는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성장으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부품 업계도 무려 500조에 달하자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도 뛰어드는 형국이다. 삼성과 LG 두 테크사의 사업전략, 키맨, 투자, M&A 방향성 등을 비교하고 차별점과 경쟁력을 파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전자제품'으로 진화 중이다. 알아서 주행하고, 버튼 하나를 누르면 스스로 주차한다. 차 키가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차 문을 열 수 있다. 자동차가 도로 상황에 따라 헤드램프 조도를 조절하고 졸고 있는 운전자를 진동으로 깨운다.

호시탐탐 자동차 업계 진출을 노리던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엔 기회였다. 최첨단 자율주행, 전기차의 핵심동력은 '전장'(자동차 전자기기) 부품 기술력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역시 격전지를 스마트폰, 가전 등에서 전장으로 옮겼다. 차량용 반도체,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기술) 등 다방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시장 선점경쟁도 치열하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빅딜로 회자되는 미국 전장부품사 '하만' 인수를 감행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자동차에서 차체 빼고 다 만들겠다'는 신념 하에 포트포리오 중심축을 전장 쪽으로 틀고 있다. 500조원 빅뱅 시대를 맞은 전장시장에 뛰어든 삼성과 LG 두 회사를 중심으로 사업방향성, 인재영입, 인수합병(M&A), 투자전략 등을 비교 분석해본다.

◇높은 진입장벽, 삼성-LG 앞장서 공격 투자

IT기업들에게 '전장' 사업은 성장전망이 좋은 미래 먹거리다.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과 더불어 보조금 지원금이 확대되면서 친환경 전기차 시장이 커졌다. 급기야 애플, 구글 퀄컴, 엔비디아, 소닉, 파나소닉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사까지 전장부품 격전장에 뛰어들며 전통 자동차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리서치앤드마켓 등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에 4000억달러(약 507조원), 2028년에 7000억달러(약 88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무주공산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전장 부품은 아직 초기단계라 수익이 가시화한 시장이 아니다"며 "글로벌 업체들 역시 시장 현 단계에선 미래를 위한 투자로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도 있다. 자동차부품 특성상 안전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하며 동시에 공급 부품에 대한 높은 신뢰와 사업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다. BMW, 벤츠 등 완성차 업계로부터 협력 신뢰를 쌓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선 IT 투톱인 삼성과 LG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익이 단기간 창출되는 것도 아니라 소규모 신생 업체들이 감내하고 투자, 리드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LG, 같은 듯 다른 전장시장 공략법

삼성과 LG의 진입법은 사뭇 다르다. 전장부품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여긴다는 방향성은 같지만 공략 전법의 차이는 뚜렷하다. 우선 주력 분야부터 다르다. 자동차부품 분류에서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디지털 콕핏 등에 좀 더 주력한다. LG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소프트웨어), 엔진, 조명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조다.

인수 회사 운영방식도 확연히 달랐다. 삼성은 하만의 독립경영을 유지하며 전장사업팀과의 각자도생을 이어간다. 이와 달리 LG그룹은 마그나, ZKW 등에 LG인력을 투입해 내재화를 시켰다. LG전자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LG이노텍(카메라부품) 등 여러 계열사가 자동차 전장 사업에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방책이었다.


삼성과 LG는 각각 2015년, 2011년부터 전장부품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구본무 전 LG 회장은 삼성보다 좀 더 앞선 시기에 휴대폰 등을 대체할 새 수익원으로 전장을 점찍었다.

다만 사업이 본격화된 건 구광모 LG 회장 때부터다. 2018년부터 글로벌 부품사(마그나, ZKW)들을 대거 인수해 디지털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미래차 구동창치(LG마그나), 차량용 조명(ZKW) 등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VS사업본부는 텔레매틱스(차량용 인터넷), 오디오·디스플레이·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영위한다.

삼성 역시 M&A 전략을 구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팀' 단위의 전장사업팀을 꾸렸고, 이듬해 2016년 11월 미국 전장부품사 하만 인수 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열의를 보였다. 인수가는 80억달러, 약 9조원에 달하는 국내에선 해외기업을 상대로 한 최대 '빅딜'이었다.

하만 인수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단숨에 세계 전장 업체 순위 8위로 올랐다.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 부품 사업의 연간 매출을 인수초기보다 300% 확대한 200억달러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삼성과 LG의 추가 M&A 가능성을 제기한다. LG는 스마트폰, 태양광 사업을 철수하며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에 더욱 역량을 쏟고 있다. 삼성도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될 정도로 추가 투자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1위인 NXP를 인수하게 될 경우 하만의 전장,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장용 디스플레이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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