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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농심, 전문경영인 체제 ‘대표·이사회 의장' 미분리신동원 회장 대표이사 사임, 경영 독립성·견제기능 제자리 머물러

김선호 기자공개 2022-06-16 07:35:4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5일 10: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농심 대표을 사임했지만 이사회 의장을 유지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중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를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가 아닌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지만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기준에는 미달했다.

2021년 7월 농심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신 회장은 올 1월 ㈜농심 대표에서 사임했다. 이후 3월 이병학 대표가 취임하면서 기존 박준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신 회장의 대표 사임과 함께 ㈜농심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맞이한 시기다.


1948년생인 박 대표는 농심그룹을 대표하는 ‘해외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81년 ㈜농심에 몸담으면서 줄곧 해외사업을 맡아왔고 1991년 국제담당 이사, 2005년 국제사업 총괄 사장, 2012년 대표로 선임됐다.

올해부터 ㈜농심 대표를 맡게 된 1959년생 이 대표는 줄곧 생산을 담당해온 전문가다. 충남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농심의 품질개발실로 입사한 후 안양공장과 구미공장을 오가며 생산기지 현대화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신 회장은 ㈜농심 대표를 사임하고 그 자리를 이 대표에게 맡기면서 생산의 안정성에 힘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과 이 대표의 생산 전문 역량에 ㈜농심의 미래를 건 셈이다.

다만 대표가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이사회 의장은 변함없이 신 회장이 맡았다. 표면상으로 보자면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면서 이사회 의장과 분리가 이뤄졌다. 신 회장이 사업을 주도하기보다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한발 물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판단은 달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기능 강화 차원에서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항목으로 넣은 것”이라며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지 않는 이상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본부 ESG지원부가 배포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 분리는 상근 경영진 또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나와 있다.

신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을 도입했지만 이사회의 견제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지 않는 이상 ㈜농심의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 항목은 미준수된 것으로 표기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대표의 변경에도 불구 2021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중 이사회와 관련 항목 총 6개 중 3개를 준수하는데 그쳤다. 이는 2020년과 같은 수준으로 ㈜농심의 대표 변경에 따른 효과가 빛을 발하지 못한 셈이다.

실제로 ㈜농심은 최근 제출한 2021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상에서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 항목을 미준수했다고 표기했지만 상세 설명에서 대표·이사회 의장을 분리 운영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사회 내 과반수 이상을 사외이사(4인)로 운영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비춰보면 신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만 맡고 있는 만큼 나름대로 이사회 견제기능을 이전보다 강화했다는 나름의 의지를 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에서는 대표가 아닌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표·이사회 의장이 분리됐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제시하고 있는 작성 기준은 이와 다르기 때문에 해당 항목을 미준수한 것으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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