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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성실한 범재 ‘동원그룹’

박규석 기자공개 2022-06-22 07:48:44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0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을 출입하면서 자주 접한 단어는 ‘성실’이다. 창업 이념이 ‘성실한 기업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기 때문인데 비전과 인재상, 경영방침 등 다방면에서 두루 사용된다.

사실 동원그룹이 강조하는 성실함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온전히 믿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실이라는 단어의 뜻이 정성스럽고 참됨(진실하고 올바르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하나의 ‘컨셉(Concept)' 정도로 여겼다.

이러한 생각에 변화가 생긴 계기는 동원그룹이 지배구조 일원화를 위해 추진 중인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취재하면서다. 일부 기관투자자와 시민단체는 동원그룹이 공개한 합병비율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성실함과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기관투자자 등은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만큼 합병가액을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로 바꿔 합병비율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합병가액을 기준시가로 적용했을 뿐 동원산업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동시에 이번 합병은 동원산업이 가지고 있던 중간지배구조를 해소해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 등과의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대립이 길어지자 결국 합병비율 재산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합병을 무리하게 진행할 경우 본연의 목적인 경영효율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합병 비율은 기존 1 : 3.8385530에서 1 : 2.7023475로 변경됐고 이를 위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이사회는 합병가액 기준을 자산가치로 조정했다.

국내 기업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의 요구로 합병 비율을 변경한 사례는 드문 만큼 이는 합병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동원그룹의 노력이었다. 합병 이후의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소통 강화를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했다.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한 명의 천재보다 성실한 범재 여러 명이 회사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동원그룹이 국내 선두 수산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었고 이번 합병 작업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열쇠였다. 이처럼 지난 50년간 이어져 온 동원그룹의 성실함이 앞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50년 속에서도 변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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