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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OCIO 열전]일반 기업부터 제2금융권까지 가세…과제는 산더미③운용사 역량 양극화 불구, 시장 규모 확대 필수적

이돈섭 기자공개 2022-06-24 08:11:46

[편집자주]

자산운용업계 미래 먹거리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부문이 떠오르고 있다. OCIO는 근퇴법(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과 맞물려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향후 기대되는 시장이다. 이에따라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더벨은 각 하우스별 OCIO 사업 현황과 인물,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3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다르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20% 넘게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내외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에 팽배한 상태다.

하지만 OCIO 사업자들은 지금이 사업을 확대할 적기라고 강조한다. 운용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예측가능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점이 시장의 관심을 끌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민간기금을 중심으로 OCIO 운용 수요는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강원랜드 퇴직연금 외부 위탁 채비…2금융권도 합세

하반기 큰 장은 강원랜드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유휴자금을 증권사와 운용사 등에 위탁한 데 이어 추가자금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달 말 RFP를 발송하고 내달 중 위탁사 선정 작업을 마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에 푸는 자금 역시 예전과 같이 수천억원 규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OCIO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금융회사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휴자금을 쪼개 위탁운용하기 보다는 한 번에 묶어서 운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자금 유치에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올해 상반기 통일과나눔 재단이 유휴자금 일부를 OCIO 시장에 풀었는데, 위탁운용사 한 곳으로 신한자산운용이 뽑힌 것은 증권-운용업권 배분 차원이었을 뿐 역량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제2금융권 자금도 관심이다. 페퍼저축은행이 4000억원에 가까운 예수금을 OCIO 방식으로 운용하는 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농협상호금융 등도 금투업계 OCIO 사업자들과 위탁운용을 위한 미팅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등 새로 유휴자금 위탁운용 수요가 있거나 현재 위탁운용을 하고 있지만 수익률이 예상치를 밑도는 기관이 새로운 사업자를 찾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운용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과 같이 연기금풀 관련 조직을 갖추고 있는 하우스를 제외하면 딜을 실제 따올 역량을 갖춘 운용사는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대부분 운용사 OCIO 조직은 일반 법인 퇴직연금 DB 재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 증권사 협업에 VIP 자금 수요도 관심

운용사가 OCIO 사업 행보를 넓히기 위해서는 계열사 협업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는데, 계열사인 미래에셋운용이 투자 비히클을 제공하는 식으로 캡티브 마켓을 활용할 룸이 생긴 게 대표적이다.

개인 자산가 자금을 OCIO 형식으로 운용하는 방안 역시 업계 주목을 받으면서 증권사 VIP 채널과 협업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OCIO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개인 자산가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인의 경우 기관과 비교해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운용사는 수익자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한계도 따른다. 국내 OCIO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NH증권은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기금을 굴릴 수 있는 플랫폼 운용 체계를 구축했는데, 운용사는 특정 딜에 맞춘 조직을 탄력적으로 조직해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력 확보도 중요한 이슈다. 대형 증권사들이 OCIO 인력을 대거 확충하면서 운용사 인력 확보가 어려워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OCIO 비즈니스는 운용사 내 별도 운용사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증소형사는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OCIO 시장에 풀린 자금이 약 1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년 20% 이상 성장하면서 향후 1000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OCIO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업계 생태계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전망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선 개별 운용사가 실적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업권 전체가 힘을 합쳐 사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면서 "OCIO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OCIO 전문 운용사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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