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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허제홍 새로닉스 대표, 엘앤에프 지배력 약화 '고심'②자금난에 신주인수권·자사주 내다 팔아…지주사 전환 계획도 '먹구름'

구혜린 기자공개 2022-06-30 07:46:23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2022년 5월 기준 전체 1554개 코스닥 상장사 중 442개사(28%)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71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7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제홍 새로닉스 대표가 엘앤에프에 대한 지배력 약화로 고민에 빠졌다. 허 대표는 새로닉스를 통해 엘앤에프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최근 엘앤에프가 2차전지 양극재 사업 확장을 위해 잇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새로닉스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새로닉스를 지주사로 전환해 그룹 체계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새로닉스의 최대주주는 허제홍 대표로 지분 21.04%를 보유하고 있다. 허 대표와 더불어 새로닉스 출자회사인 광성전자가 지분 19.64%를, 허 대표의 동생인 허제현 엘앤에프 부사장이 14.06%를 보유 중이다. 그 외 허 대표의 특수관계인 14인이 총 10.55%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전형적인 가족회사로 허 대표는 공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새로닉스와 계열사 엘앤에프 간 지배구조 연결고리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닉스의 엘앤에프 보유 지분율은 2020년 말 20.63%에서 지난해 말 18.39%, 올해 3월 말 17.81%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허 대표는 새로닉스를 통해 우량 계열사인 엘앤에프를 지배해왔다. 엘앤에프의 최대주주는 새로닉스(지분율 14.44%) 및 새로닉스가 지분 97.74%를 보유하고 있는 북미법인 광성일렉트로닉스(Kwang Sung Electronics, 3.37%)다. 허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2%에 불과하다. 동생인 허제현 부사장(1.58%)도 마찬가지다.

새로닉스 계열사간 계통도

새로닉스와 엘앤에프는 사실상 한 몸이다. 새로닉스는 GS의 방계기업으로, 고(故)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차남인 고 허학구 회장이19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전신이다. 허학구 회장의 외아들 고 허전수 회장이 2000년 회사를 물려받은 뒤 LCD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자회사 엘앤에프를 세웠다. 허전수 회장이 2010년 별세한 뒤 장남인 허제홍 대표가 3세 경영 총대를 매고 있다.

그러나 엘앤에프의 자금조달 및 주가 급등으로 지분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엘앤에프는 양극재 사업을 확대하면서 2020년 827억원 규모, 지난해 7월 496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한 최근 엘앤에프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거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전환권 청구도 이어졌다. 이에 시중에 풀린 엘앤에프 유통주식수는 2019년 말 기준 총발행주식수의 55.10%에서 이달 24일 기준 67.51%로 확대된 상태다.

새로닉스는 자금난 탓에 엘앤에프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새로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억원에 불과하다.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3년째 감소 추세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9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엘앤에프 지분율 감소분을 투자주식처분이익으로 회계처리한 비현금성 자산으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100% 수준이다.

새로닉스는 지난해 엘앤에프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나, 배정물량(134만주)의 45.5%에 해당하는 61만주 참여에 그쳤다. 엘앤에프 신주인수권증서는 매도해 94억원 상당의 파생상품처분이익을 취했다. 새로닉스 관계자는 "내부 자금사정으로 엘앤에프 유상증자에 100% 참여를 못하고 일부만 참여하면서 소유 주식수는 늘었지만, 지분율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엘앤에프가 자사주를 내다파는 것도 지켜보기만 했다. 엘앤에프는 이달 초 자사주 100만주를 브룩데일자산운용 등 해외 금융사 3곳에 매각했다. 전체 자사주의 26% 규모다. 자사주는 의결권은 없으나, 대주주가 경영권 공격을 받을 때 활용할만한 가치가 높다. 대주주를 위해서가 아니어도 주가 상승을 위해선 매각이 아닌 소각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지원해줄 여력이 없으니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선 자금조달 혹은 자사주 매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사회가 자사주 소각이 아닌 매각을 택하면서 새로닉스의 유효지분도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제홍 대표는 새로닉스 대표와 더불어 엘앤에프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새로닉스가 엘앤에프를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분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결국 자금 문제 때문이다. 새로닉스는 계열사 중 엘앤에프를 제외한 광성일렉트로닉스와 산코코리아(53.80%)를 연결 회사로 분류하고 있다. 새로닉스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공고해야 연결 회사로 실적을 100% 반영할 수 있는데, 감사인과 협의 하에 현재의 지분율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로닉스를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엘앤에프를 진두지휘해온 허제홍 대표는 지난해 3월 돌연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현재는 엘앤에프 이사회 의장과 새로닉스 대표직만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새로닉스를 지주사로 전환하고 엘앤에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해 그룹 운영에 안정성을 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새로닉스가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본업이 정상화되거나, 자산가치가 높은 엘앤에프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둘 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닉스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대해 안팎에서 얘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건 맞추기가 어렵다"며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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