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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재무위험기관 선정 될라 '노심초사' 한전·코레일·가스공사 등 유력후보…부채비율 200% 기준 '관건'

성상우 기자공개 2022-07-01 06:46:38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의 '직접 관리 체제'로 들어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재무구조가 부실한 공기업을 골라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하기로 하면서다. LH는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부채비율 200%' 기준을 넘어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공공기관의 재무 상태를 점검한 뒤 '재무위험기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점검 대상은 현재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작성하는 총 40개 공공기관 중 금융 공기업을 제외한 27곳이다. 민간 신용평가사의 평가기법을 참고해 만든 자체 지표를 바탕으로 '투자적격' 기준에 미달하는 결과가 나온 기관 10여곳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준은 국내 신평사들이 책정하는 회사채 투자적격등급 'BBB' 수준에 해당된다.

여기에 선정되면 강도 높은 집중 재무관리에 들어간다. 연간 출자 총량 등을 다시 재검토하고 목표 이자율 설정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체질 개선이 정부 주도 하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위원회 주도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도 작성해야 한다.

당장 가장 유력한 후보는 5조원을 넘는 적자에 200% 후반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다.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 중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도 함께 유력후보로 지목된다 .

LH의 경우 언급된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훨씬 준수한 지표들을 갖고 있다. 다만 200%를 소폭 상회하는 부채비율이 걸린다. 부채비율은 기재부가 이번 평가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2가지 큰 기준 중 하나다.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무난하게 가능한 200% 수준의 부채비율을 커트라인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21%다. 200%를 넘긴 하지만 다른 후보들과 격차가 크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이들보다 압도적으로 낮다. 지역난방공사와 코레일의 경우 부채비율이 290% 수준으로 300%를 넘보고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400%를 넘어섰다. 한전 역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60%를 넘었다.

전체 평가 대상 중 부채비율을 200%를 상회하는 곳은 이말고도 더 있다. 위험기관 지정 기관 수가 10곳으로 제한될 경우 LH는 후순위로 밀릴 수 있지만 10곳에서 더 늘어날 경우 커트라인 안쪽으로 포함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주요 기준인 수익성 지표에선 타 기관들을 압도한다. LH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그 이전부터도 수년간 준수한 실적을 내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5조6000억원에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20%, 15%를 넘는다. 매출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인 에비타마진율은 25.3%에 달한다. 민간 대형 건설사들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위험기관 지정 후보로 분류되는 다른 대형 공기업들은 여기에 크게 못 미치는 수익성 지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한전의 에비타마진율은 마이너스(-)28.3%다. 40%대의 에비타마진율을 낸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막대한 기타비용 탓에 순손실을 내 의미가 퇴색했다. 그 밖에 가스공사의 경우 에비타마진율이 9.6% 수준에 그쳤고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과 지역난방공사는 각각 -6%, -2.6% 수준으로 전부 마이너스(-) 이익률이다.

LH 사옥

수익성 지표와 부채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LH의 재무건전성은 전체 공기업 중 평균 이상 수준이다. 석유공사를 비롯해 자본잠식 상태인 곳들이 많아 위험기관 수를 10여곳 수준으로 삼는다면 지정을 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를 기준으로 제시한 부채비율 항목의 가중치가 더 크고 지정 기관 수를 예정보다 더 늘리게 된다면 관리 범위에 포함될 여지도 있다. 지난해 발생한 임직원 땅 투기 사태에 대한 '괘씸죄'가 정성 평가에서 감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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