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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존리, '위기' 메리츠운용 차기 대표는 메리츠화재 CIO·외국계 출신 선호…김종민 부사장 부각

허인혜 기자공개 2022-06-30 08:09:27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4: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명투자 의혹이 불거졌던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될 위기에 처했다. 사표가 수리되면 메리츠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후임자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직의 선례를 미뤄볼 때 메리츠화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주요 후보로 전망된다. 외부 인사를 전격 발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메리츠금융지주에 사의를 표명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후보자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존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로 9개월여 남아있는 상태다. 존리 대표는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을 8년간 이끌어온 인물이다.

90년대말부터 월가의 한국인 매니저로 이름을 알리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영입으로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게 됐다. 취임 직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3연임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운용규모(AUM)와 실적도 회복세에 접어들기도 했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차기 대표로는 메리츠화재의 최고투자책임자·자산운용본부장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초대 대표가 메리츠화재의 CIO출신인 최용호 전 대표였기 때문이다. 최 전 대표는 LG투자신탁운용 리스크관리팀장, 조흥은행 PB사업부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팀장, 교보투자신탁운용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자산운용부문 베테랑이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화재가 자산운용업 라이센스를 취득해 출범시킨 곳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초창기 펀드 자금을 전액 출자하는 등 메리츠화재와 자산운용의 연결고리가 깊었던 만큼 메리츠화재 출신의 인물이 수장에 앉았다.

따라서 메리츠금융지주 내에서 인물을 찾을 경우 김종민 메리츠화재 CIO(부사장)이 유력하다. 김종민 부사장은 삼성증권 운용사업부 FICC 상품팀장 출신으로 2013년 메리츠화재의 자산운용본부장(상무)로 영입된 인물이다. 하나UBS자산운용과 우리CS자산운용 등에서 채권 펀드매니저와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메리츠화재 합류 4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지난해 말에는 부사장에 임명됐다. 1972년생으로 취임 당시 40대(49세)였던 만큼 파격적인 인사로 꼽혔다. 김용범 부회장이 10년전 40대 임원에 앉은 뒤 두 번째 사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인물을 발탁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앞두고 메리츠화재의 재무건전성을 다져놓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최근 296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확충에 나섰다. 1분기 순이익도 22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금리 상승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다소 감소했지만 후순위채 발행으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규모는 손해보험사기준 2위다.

외국계 금융사 출신의 대표도 있었다는 점에서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열려있다. 최용호 전 대표를 제외하면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모두 그룹 밖에서 발탁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지낸 강면욱 전 대표와 김홍석 전 대표, 존리 대표 모두 외국계 금융사 출신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이 해외 상품 운용에 천착하며 해외파 대표들을 줄지어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도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해외 대체투자로 꾸리고 있다.

강면욱 전 대표는 슈로더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ABN AMRO자산운용 출신이다. 해외 상품과 인공지능(AI) 상품 운용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입된 바 있다. 김홍석 전 대표는 스커더인베스트먼트코리아와 도이치투자신탁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을 거쳤다. 존리 대표는 미국의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Scudder Stevens and Clark)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해왔다.

시장에서는 현재로서는 메리츠자산운용의 후임 대표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 문제로는 번지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퇴진 소식에 놀랐다"면서도 "연일 이름이 거론되다보니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기 만료가 아닌 퇴진이고, 다음 임기도 존리 대표가 무난하게 점쳐졌다보니 시장에서도 차기 후임자로 거론된 사람이 없었다"며 "존리 대표의 성과와 무관하게 메리츠자산운용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온 인물이다보니 후임자의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후임 대표가 오기 전까지는 박정임 주식운용부문 부장이 투자운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박정임 부장은 2019년 2월 메리츠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존리 대표와는 2006년 뉴욕에서부터 투자철학을 공유하며 인연을 쌓았다.

존리 대표가 박정임 부장의 해외법인·리서치 경력을 높이 평가하고 영입에 공을 들였다. 박정임 부장을 영입하던 당시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할 만큼 기대감이 컸다. 영입 이후 메리츠자산운용의 신규 TDF(타겟데이트펀드) 등을 존리 대표와 함께 운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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