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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견그룹]이범호 금강공업 대표 "삼미금속 PMI, 재무개선 우선"④케이에스피와 주식교환 M&A 설계, 채무 상환에 방점 "사업 시너지 창출에 역량 집중"

신상윤 기자공개 2022-07-07 08:02:27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미금속이 일련의 재무구조 개선을 마치면 형단조 산업의 국내 독보적인 경쟁력과 기술력을 가진 만큼 금강공업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범호 금강공업 대표(사진)는 30일 "삼미금속은 현재 부채비율이 높아 신용도 문제로 원자재 구매나 영업을 비롯해 경영 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단기적으로 자금 투입을 통한 차입금 상환과 유휴 부동산 처분 등 재무구조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금강공업그룹의 삼미금속 인수합병(M&A) TF팀을 맡아 거래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인수 주체인 케이에스피의 삼미금속 주주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이례적인 M&A 구조도 직접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삼미금속 인수 작업은 1년 넘는 지난한 협상 끝에 이달 15일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8월 말쯤 모든 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년 넘게 삼미금속 주주들과 협상하면서 처음부터 주식교환 방식의 인수를 타진했다"며 "삼미금속 대주주와 채무 상환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강공업과 케이에스피, 삼미금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타 계열사 출자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강공업은 삼미금속 사모 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별도 지원책을 마련했다. 삼미금속이 과거 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와의 채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케이피에스와 삼미금속 주주 간 주식교환 계약과는 별도로 협상됐다.

거래를 마치면 '금강공업→케이에스피→삼미금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연간 100억원대 형단조 매출액을 올렸던 케이에스피는 같은 산업군의 경쟁사 삼미금속을 100% 자회사로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삼미금속 매출액이 534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에스피 외형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삼미금속 인수 후 통합작업(PMI)의 첫 과제로 단연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삼미금속은 연매출 500억원대의 중견기업이지만 최근 2년간 '계속 기업의 불확실성'을 지적받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많았다. 이와 관련 현재 계열사로 편입돼 건실한 재무구조 및 사업구조를 확보한 고려산업과 케이에스피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미금속의 경영 정상화를 자신했다. 고려산업과 금강공업은 2005년과 2018년 각각 금강공업그룹에 피인수됐다.

이 대표는 "고려산업과 케이에스피를 통해 인수와 경영 정상화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성공시켰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삼미금속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인수한 기업들이 모두 역사가 길고 전통이 있었던 만큼 조금만 역량을 투입하자 짧은 시간 내에 금방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화 궤도에 오른 케이에스피도 꾸준히 이익은 나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M&A로 외형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차에 삼미금속 인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금강공업그룹의 오너인 전장열 회장의 재가가 필요했다. 이 대표도 삼미금속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실익 등으로 전 회장을 설득했다. 이를 위해 그가 쏟은 노력은 집무실 책상 한 곳에 고이 놓인 갈색 노트 2권에 집약돼 있다. 노트 안에는 삼미금속의 현황과 경쟁력, 보유 자산 등을 비롯해 인수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많은 것들이 수기로 기록돼 있다.

이런 성격은 이 대표가 금강공업그룹의 말단 과장으로 입사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르게 한 원동력이다. 롯데그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1년 금강공업 경리과장에 입사해 재무 부서에서만 한 우물을 팠다. 금강공업그룹에서만 30년 넘는 인연을 맺은 가운데 IMF 시기 화의 조기 종결과 고려산업 및 케이에스피 인수 등 주요 사안을 주도하며 전 회장을 보좌했다.

앞서 그는 고려산업 대표도 맡았으나 현재는 금강공업과 케이에스피 대표를 겸하는 가운데 그룹 전반의 경영 효율화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삼미금속 인수로 외연 확장이 필요했던 금강공업그룹에 분기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아직 인수 작업이 끝나지 않은 만큼 주식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비롯해 전반에 신경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30년간 금강공업의 화의 조기 졸업과 고려산업 및 케이에스피 인수 등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며 "올해는 대외 변수가 많지만 현금 여력도 충분한 데다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 계열사와 함께 향후 인수할 삼미금속의 경영 정상화를 통해 금강공업그룹이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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