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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리스크, 상사는 지금]러시아 사업 크진 않지만…기회와 위기 사이①상품 가격↑·원화 약세, 실적 호조…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 여부 촉각

김동현 기자공개 2022-07-06 09:14:56

[편집자주]

종합상사는 사업 지역이 전세계인 만큼 글로벌 환경에 민감하다.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문제가 글로벌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질수록 상사업계도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대응책을 수립한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제 경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사업계의 상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4: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러시아는 한국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러시아 교역 비중은 2000년 21위에서 2021년 10위로 크게 상승했다. 전체 러시아 수출의 절반 이상을 자동차·부품(40.6%), 철구조물(4.9%), 합성수지(4.8%) 등이 차지한다.

지난 20년 사이 러시아가 한국의 10대 교역국이 됐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한국의 러시아 수출 비중은 약 1.6%에 불과하고, 수입 비중도 2.8%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 중 한곳인 우크라이나와의 교역 규모도 연 9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크지 않은 러시아 비중, 가격 상승에 상사는 호실적

러시아 교역 규모 자체가 작다 보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상사업계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러시아 내외부의 불안정한 정세로 현지 사무소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등 주요 상사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지사나 연락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러시아 정세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러시아 현지 사무소를 축소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러시아발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상사업계의 올 상반기 실적은 호조세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의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최근 원화 약세 흐름까지 더해진 덕이다. 상품 가격이 상승하며 무역 수수료 확대 효과를 볼 수 있고 여기에 원화 약세로 장부에 적히는 원화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두바이유·브렌트유·서부텍사스유(WTI) 등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1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같은달 8일에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다. 이후 현재까지 110달러 안팎을 오가며 고유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 역시 올해 들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톤당 90달러선을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3월에는 톤당 159달러까지 급등했다.

원화 약세 현상도 상사업계의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129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원화 약세 상황이 상사업체 장부에 반영되면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기재되는 만큼 업계 입장에선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포스코인터·삼성물산 상사부문·LX인터·현대코퍼레이션·GS글로벌·효성TNC 무역부문·SK네트웍스 글로벌부문 등 주요 상사업체 7곳의 올 1분기 합산 매출은 24조8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합산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589억원에서 7195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 상사업계 매출이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경기 불확실성 길어지면 어쩌나…신사업 효과 기대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오히려 종합상사 업황이 꺾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며 글로벌 수요 둔화·교역량 감소가 현실화할 경우 상사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하락 반전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상사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업황 부진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에도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실적 악화를 경험해야 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주요 종합상사 7곳의 합산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조9962억원과 8197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와 12% 줄어든 수치였다.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는 분위기에 국내 종합상사의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이 멈춰 서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당시 원자재 가격 흐름도 종합상사 실적 하락을 거들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첫해 상반기 철광석 가격은 톤당 80~90달러 수준이었다. 직전연도 7월 120달러를 기점으로 하락하던 철광석 가격 흐름이 2020년에도 이어졌다. 국제유가의 경우 그 변동폭이 훨씬 커 2020년 4월 배럴당 10달러선에 닿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전경(사진=포스코인터)

상사업계는 이러한 앞선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부터 공들여 준비한 원자재 공급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위기가 부각될수록 본업인 상사업과 함께 자원 투자 사업의 성과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포스코인터는 2013년 7월 생산·판매를 시작한 미얀마 가스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과 팜오일·광물자원 등 투자 사업을 하고 있다. LX인터는 인도네시아 석탄광산과 팜농장을 보유했으며,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미국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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