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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걸어온 길

심아란 기자공개 2022-07-07 07:42:0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될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출구전략 세우기가 한창이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공표했던 회사들이 하나둘씩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하고 있고 여전히 선택의 기로에서 우왕좌왕하는 곳들도 보인다.

국내와 주요 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고려하면 코로나19 관련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은 당연한 수순처럼 느껴지던 차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6월 29일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스카이코비원'이 주인공이다.

스카이코비원의 개발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되기 전인 2008년, 차세대 백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14년 만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당시 연구개발 역량 못지 않게 생산 능력의 중요성에도 일찌감치 주목했다. 백신을 개발해도 공장이 없다면 '백신 주권 확립'이라는 목표에 다가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2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2012년 경북 안동에 백신 공장 'L 하우스'를 세웠다. 공장 이름에는 세상의 빛(Light)이 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L 하우스는 세포배양 3·4가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 자체 개발한 제품을 생산하는 전초기지로 활용됐다. 그리고 코로나19 시류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생산 기지는 백신 위탁생산(CMO) 사업을 개시하는 원동력이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수주 계약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 9290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으로 역대 최대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부터 L 하우스에서는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생산된다.

출시 시기가 늦어 시장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유례없는 팬데믹 사태 속에서 백신 개발 성공 경험을 쌓은 것 자체가 높이 평가 받을 일이다. 부스터샷을 통해 엔데믹 시대 방역에 활용하거나 유통의 편의성을 앞세워 중저개발 국가에 보급한다면 사업성도 충분해 보인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위기 대처 능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다른 팬데믹을 마주하면 이번 경험치를 발판 삼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 기술로 구축한 공장에서 직접 개발한 백신을 만들어 공중보건에 기여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일. 1987년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SK케미칼(당시 선경합섬)에 생명과학 연구실을 만들면서 꿈꾸던 미래가 지금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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