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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를 다시보다]김주현 금융위원장, 10년전 밑그림 그렸다⑨2008년 개정안 "은행소유지분, 획일적 규제보다 개별 심사가 합리적"

한희연 기자공개 2022-07-14 07: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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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다시 제기되던 금산분리 완화 이슈가 재점화됐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부터 이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강행의지가 남다르다. 급진적이진 않지만 단계적으로 제도 완화를 꾀할 방침이다. 금산분리 완화 현실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재, 과거 금융과 산업의 융합 시도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정부 첫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게 된 김주현 위원장은 사실 10여년전 금융위 국장시절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공약에서부터 금산분리 완화 등 각종 불필요한 규제 타파를 약속하고 있어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정책 설계자가 지휘봉을 잡은 상황이기에 이번에는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제 막 화두가 돼 아직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서 10여년전 그의 정책 추진 방향은 더욱 주목된다.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금융혁신 의지를 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전쟁터로 비유, “옛날처럼 총칼 들고 싸우라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이 있다면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10여년전인 2008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장을 지냈다. 당시 그는 2008년 11월 '은행주식 보유규제 및 금융지주회사 제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 명시된 금산분리 원칙 관련 부분을 개정하는 안이었다. 당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는 4%였는데 이를 10%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회사의 출자한도는 10%였는데 이를 3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김주현 국장(현 위원장)은 이같은 개정 추진을 발표하면서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은 지속하면서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병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정책설명자료를 통해 다수의 해외사례처럼 은행 지분소유를 사전에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개별적으로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고 감독하는 방안이 중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여기에는 대기업집단의 경영투명성과 금융감독 역량 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사전에 형성돼 있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배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은행주식 보유규제체계의 큰틀은 유지하되 과도한 사전적·획일적 주식보유 규제를 선진국 제도에 보다 근접한 수준의 합리적인 체계로 개정하고자 한다"고 기본 방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대상을 나눠 △이해상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연기금, PEF, 해외 유수의 은행 등에 대해서는 산업자본 판단기준을 완화하고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보유한도를 합리적으로 상향 조정하며 △은행 대주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사전심사와 사후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최초 개정안은 일부 수정돼 이듬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이 개정됐다. 이에따라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한도는 4%에서 9%로 확대됐다. 하지만 2013년 동양그룹 사건 이후 규제수준이 다시 강화되면서 은행지분 소유한도는 다시 4%가 됐다.


위원장이 취임일성으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내건만큼 금융위 또한 현재 관련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수렴된 의견을 종합해 빠른 시점 안에 개정안을 만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금산분리 폐지 입장은 아니지만 기술환경, 산업구조 등 여러가지 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종전과 같은 원칙을 고수하는게 맞는지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논의하다 보면 금융에서 산업쪽으로, 산업에서 금융쪽으로 오는게 좀 복잡해질 수도 있지만 금산분리 완화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 금융산업과 빅테크 등에서 좋은 기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혁신을 하라마라 할 것도 없이 경쟁이 일어나면 잘되게 돼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금산분리도 논의되는 것이고 과거의 틀로 보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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