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두산그룹 원자력 리부트]뉴스케일파워 미국 상장...SMR 신사업 전략은⑤지분법이익보다는 사업기회 '확장' 기대...제작 협력관계 확대 방침

김서영 기자공개 2022-07-21 07:36:36

[편집자주]

두산그룹의 원자력 사업이 최근 새 국면을 맞았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 됐다. 유럽연합(EU)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사업으로 보고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켰다. 때마침 두산그룹도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원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더벨이 두산그룹의 원자력 사업 '재시동(reboot)'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자력 사업은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에서 주도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수립한 에너지 정책을 바탕으로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수주 경쟁에 뛰어들어 계약을 체결한다. 국내 원전 건설이나 해외 원전 수출 모두 마찬가지다. 주기기를 생산하는 협력사인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의지를 가지고 자체적으로 원전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민간 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지분 투자를 통한 수주 물량 확보다. 2019년 7월 뉴스케일파워 주식을 47억3700만원어치 매입했다. 지분율은 0.49%다. 지분 투자를 통해 뉴스케일파워가 진행하는 미국 및 세계 원전 시장 SMR 건설 사업에서 3조원 규모의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다.

뉴스케일파워는 2007년 설립된 원자력 설계 회사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를 개발한다. SMR이란 전기 출력이 300MWe(메가와트) 이하인 소형 원전을 뜻한다. SMR은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됐다.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돼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
(출처: 뉴스케일파워 홈페이지)
SMR은 1기당 77MW의 모듈을 최대 12대 설치할 수 있어 총 924MWe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 SMR 모델 중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완료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고 있다. 또 부지를 거의 무료로 대여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올해 5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다. SMR 기업 중 최초 상장 사례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스프링밸리어퀴지션 코퍼레이션(Spring Valley Acquisition Corporation)과 합병 후 상장했다. 뉴스케일파워는 합병을 통해 유치한 3억41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3억8370만달러 규모의 자본을 조달했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중장기 사업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야 당연히 상장했을 때 지분 가치가 올라가니까 이익을 보게 된다"며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나 삼성물산, GS에너지의 경우 지분법이익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회사는 그보다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원전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SMR 설계 기업을 꼽는 척도는 '투자'다. 투자금이 많이 몰리면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뉴스케일파워가 상장에 성공해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물량이 커지면 두산에너빌리티도 물량을 더 많이 따낼 수 있다. 지분 투자로 조단위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는데 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와 협력 관계를 더 견고히 굳히고 있다. 이들은 올해 4월25일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원전업계에서는 SMR 분야의 기업간 협업에서 한미가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약으로 두산에어빌리티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 프로젝트'에 공급할 SMR 본제품 제작에 착수한다. 또 올해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SMR 본 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제작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뉴스케일파워 외에도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등과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현재 SMR의 주기기 제작 참여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SMR 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제작 설비 확대를 위한 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SMR을 비롯한 원전 사업에 5년간 1조원 투자를 배정해뒀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는 미국뿐만 아니라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중동이나 유럽 등 SMR이 필요한 나라에 영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납품처는 뉴스케일파워지만 이들이 SMR 설치하는 어딘가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제품이 설치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SMR 분야에서 연 평균 4800억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중장기 수주 목표로는 1조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출처: 두산에너빌리티)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