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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예상치 못한 상장 철회에 거래소도 '당혹'공모주 시장 불안 더 커져...후속 딜 영향 우려

오찬미 기자공개 2022-07-27 07:52:5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대기업이 잇따라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현대오일뱅크까지 나오면서 거래소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1일 상장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2021년 8월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본격 추진한 지 1년만에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IPO는 올해 하반기 국내 자본시장의 빅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지난 6월 말에는 반년간 이뤄진 예비심사 승인을 따내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한 9부능선도 넘었다. 그만큼 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다. 때문에 갑작스런 철회 통보는 시장에서 예상밖의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 앞서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역시 상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계획대로 상장 절차를 밟았다는 점에서 현대오일뱅크와 차이가 있다. 상장을 원했으나 투심이 기대에 미치치 못해 상장 철회를 택한 케이스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21일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6개월 이상 심사를 받아왔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심사팀은 2팀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팀당 심사 인력은 3명 뿐이다. 부족한 인력으로 6개월동안 심사에 매달려 왔던 심사역은 현대오일뱅크의 갑작스런 철회 결정에 적잖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심사를 받는 와중에 논의가 안됐던 사항이라 철회를 할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다"며 "회사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어쩔수 없는 결정을 내렸겠지만 자본시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체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우량 기업이 상장을 하는 게 바람직한데 철회를 한 것을 나중에 알게 돼 내심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제일 아쉽겠지만 그래도 상장을 시도했다가 자꾸 철회하면 신뢰를 잃는다"며 "나중에 다시 IPO를 청구할 때 이번에는 진짜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심사 도중에 철회했으면 모르겠으나 심사를 다 끝내고 상장해도 된다고 통보하니 한 달간 지켜보다가 철회했다"며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 심사를 통과한 대기업이 잇따라 철회를 하자 심사역들이 상당히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 같은 행보는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 현재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의 심사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모두 하반기 상장을 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이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 빅딜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후속 딜의 투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예비 상장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이 잇따라 상장 철회를 선택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 냉각됐다"며 "대기업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지만 상장을 꼭 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이러한 시그널이 쌓이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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