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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IPO]‘미지수’로 남은 아람코 콜옵션, 재추진 변수 '부상'콜옵션 행사해도 IPO 하면 '이사선임권' 보장 어려워...2024년까지 권한 보유

최윤신 기자공개 2022-07-27 13:25:2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며 이 회사 2대주주인 아람코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미지수로 남았다.

아람코는 지난 2019년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7%를 인수하며 지분 2.9%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한 바 있다. IPO 이후에도 이사선임권에 비례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IPO 과정에서 상장기업의 이사선임권을 보장 받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아람코 입장에선 콜옵션을 행사할 가장 큰 동기가 사라진 셈이다.

증권업계에선 향후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추진 할 경우 전략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아람코의 콜옵션 행사여부가 확정돼야 구주 매출 등의 계획을 정확히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상장심사서 문제된 ‘이사선임권’

2019년 1월 처음 현대오일뱅크 프리IPO 투자협의가 시작될 때 아람코는 HD현대로부터 지분 19.9%를 약 1조8000억원에 살 계획이었으나, 협상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졌다.

2019년 4월 본 계약에선 17%만 1조4000억원에 인수하고 남은 2.9%는 콜옵션만 확보하기로 결정됐다.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약 10조원에서 8조원으로 낮춰, 주당 인수가격도 당초 3만6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낮아졌다. 콜옵션 행사가격은 앞선 지분투자금액과 동일한 주당 3만3000원이다.

아람코가 지분 19.9%를 즉시 인수하는 대신 17%만 인수하고 2.9%의 콜옵션을 확보한 건 당장의 투자금액을 줄이고, 향후 IPO시 발생할 수 있는 지분율 희석에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람코가 확보한 17%의 지분율은 이사회 참여를 위한 최소치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회 내 이사 선임권은 통상 지분율에 비례하는 만큼 6분의 1(약 16.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가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의 이사 선임권을 부여하기로하며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에 이사 수를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다만 아람코가 확보한 이사선임권은 거래소의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됐다. 2대주주이지만 지나친 권한이 주어져 상장 이후 경영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단 게 거래소의 입장이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 주요 경영진이 직접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해 계약 수정 등에 대해 논의해 해결 방안을 찾았고, 거래소의 상장심사 통과까지는 이뤄졌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주주간 계약과 관련한 내용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별도의 조치와 관련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대주주가 사적 계약을 통해 이사선임권을 부여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사선임권과 관련해 별도의 규정은 없다”면서도 “이사회가 최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 주주간 계약을 통해 이사 선임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IPO시 콜옵션 행사 동기 사라져...행사여부 미궁으로

결국 한국거래소가 상장심사를 승인한 데는 아람코가 이사 선임권을 내려놓기로 한 게 선행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를 철회했기 때문에 주주간계약의 이사 선임권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 IPO를 하면 이사선임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건 분명해졌다. 향후 아람코가 콜옵션을 행사할 동기가 사라진 셈이다. 그렇다고해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수도 없다. 행사 여부가 미궁에 빠진 것이다.

아람코의 콜옵션 행사가능 기한은 ‘계약 발효 후 5년, 또는 IPO 이전’이다. 2019년 12월 말 프리IPO와 관련한 최종 대금이 입금됐기 때문에 이전에 IPO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4년 말까지는 언제든 콜옵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콜옵션 행사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한 IPO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아람코가 가진 콜옵션 지분(2.9%)은 710만7390주로, 지난 12월 상장 예심청구서 제출 당시 계획했던 구주매출 1615만9281주의 절반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배당을 통해 지주사인 HD현대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구주매출 비중을 정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2.9%의 지분율 변수를 민감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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