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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우리은행 700억 횡령 결과 발표…책임론엔 ‘선긋기’ 인사·문서·직인관리 등 8개부문 부실 지적…"검사방법·절차 등 문제로 사전파악 한계"

김규희 기자공개 2022-07-28 07:09:3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우리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에 구멍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달간 진행된 검사를 통해 8년간 8회에 걸쳐 7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우리은행 쪽에 문서·공문관리 및 은행장 직인관리,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파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법적 검토를 거쳐 관련자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그동안 검사를 통해 부정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책임론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이유로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26일 오후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대한 검사 결과(잠정)’를 발표했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인 사고자는 2012년 6월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A사 출자 전환주식 42만9493주(당시 시가 23억5000만원)를 무단 인출했다.

이어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 동안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 관리 중이던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614억5000만원을 3회에 걸쳐 횡령했다. 2014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는 채권단 대표로 관리 중이던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 매각 계약금 등 59억3000만원을 4회에 걸쳐 횡령했다.

금감원은 7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횡령사고가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 부실을 꼽았다. 사고자의 주도면밀한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긴 하지만 사고를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내부통제 기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총 8개 부문에서 내부통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자가 10년 이상 동일 부서에서 동일 업체를 담당하고 근무 기간 중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선정되지 않는 등 인사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외부기관 파견 허위보고 후 무단결근한 사실도 밝혀졌지만 은행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은행의 대외 수·발신공문에 대한 내부공람 및 전산등록 부실, 통장·직인 관리자 미분리, 수기결재문서로 인한 사후점검 미비, 은행장 등 직인날인 관리 부실, 출자전환주식 관리 부실, 출자전환주식 실재 여부에 대한 자점감사 부재, 이상거래 모니터링 대상 미포함 등 문제가 드러났다.

이준수 부원장이 26일 오후 금융감독원에서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대한 검사 결과(잠정)’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법률검토를 거쳐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와 함께 공동 TFT를 구성하고 향후 은행권 등 금융권에서 거액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영실태평가 시 사고예방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비중을 확대 하는 등 사고예방을 위한 금융감독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다만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사건와 관련해 제기된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거액의 횡령사건을 검사를 통해 사전에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안타깝지만 금감원 검사 방법·기간·인력·절차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항변했다.

이준수 부원장은 “그동안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검사를 나갔는데도 사건을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사는 기본적으로 내부통제시스템과 지배구조 위주로 진행된다. 사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한 개별 건을 타게팅해 특정 부서나 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들여다보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검사의 중점 분야가 무엇이었고 뭘 봤는지에 대해 전반적인 리뷰를 실시했다”며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절차를 통해 제3자적 입장에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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