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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법인' 서울대병원, 2년 적자 메운 '삼성 기부금' [의료재단 리포트]①'서울대병원법'으로 자율성 확보…실적부침 지속, 인건비만 조단위

최은진 기자공개 2022-08-01 14:17:17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종합병원은 1885년 설립된 제중원(濟衆院)이다. 이후 1899년 국립 서양의학 교육기관인 의학교와 국립병원 광제원이 설립됐다. 1907년 의학교와 광제원은 대한국적십자병원과 함께 대한의원이 됐다. 대한의원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의원이 됐다가 광복이 된 이후 서울대학교병원이 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의 모태는 공식적으로는 대한의원이지만 첫 국립병원인 '제중원'으로 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제중원을 모태로 삼는 세브란스병원과도 비교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당초 서울대학교의 부속병원이었지만 1978년 7월 법인으로 전환되며 독립했다.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이라는 운영 근거법이 마련 돼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을 포함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강남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립보라매병원·국립교통재활병원·SKSH병원은 위탁 운영 중이다.

◇10년간 절반 적자, 의료외수익으로 손실 복구

서울대학교병원의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총장이 겸직한다. 현재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만 병원장 및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별개로 운영된다. 서울대학교와 독립된 법인으로 독자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립대학 부속병원의 경우 법에 따라 의과대학 내부에 속해야 한다. 학교법인에 귀속해서 운영해야 하는 셈이다. 그와 비교하면 서울대학교병원은 자율성이 확보 돼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서울대학교와는 별개로 독립운영 중이고 분원들을 모두 본원이 조율하는 시스템"이라며 "근거법이 따로 규정 돼 있다"고 말했다.

법적 근거에 따라 운영손실로 경비가 부족하더라도 정부로부터 보조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립병원과는 다르게 적자를 내는 등 들쑥날쑥 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어 방만경영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10년 전부터 줄곧 1조원대 수익(매출)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10년 중 절반 이상은 손실을 냈다. 거의 해마다 손실을 보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까지 합하면 손실규모는 더 커진다. 치과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역시 별개로 운영된다.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매년 상승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손실을 메우는 건 의료외수익이다.

◇2021년 수익 2조 돌파, 삼성 오너 기부금 3000억

2021회계연도를 살펴보면 서울대학교병원은 처음으로 수익이 2조원을 돌파해 2조1789억원을 기록했다. 인건비는 이의 47.1%인 1조255억원을 기록했다. 수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10년래 최대치다. 사업손실은 600억원이다. 2020년부터 2년 연속적자다.


하지만 의료외수익이 7077억원이 더해지면서 28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특히 기부금 수익이 주효했다. 지난 한해 유입된 기부금 수익만 3555억원이다. 전체 의료재단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규모가 크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름으로 3000억원이 기부된 게 핵심이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재산 일부를 소아질환 환자에게 써달라며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그룹 오너 2세들이 1억5000여만원씩 총 8억원을 내기도 했다.


이외 임상의학연구소수익도 주된 수익원이다. 매년 2000억원 안팎을 벌어들인다. 지난해엔 1968억원을 벌어들였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국내병원 중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하는 곳으로 꼽힌다.


한편 대기업 계열 의료재단과는 다르게 전체 자산 가운데 토지 및 건물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치과병원을 제외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자산총계는 2021회계연도 기준 3조5126억원이다. 이 중 토지는 1조3204억원, 건물은 1조2087억원으로 전체의 7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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