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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 꾀한 서울대병원, 자회사 통한 확장 [의료재단 리포트]②이지케어텍 등 위탁경영 벤처 출자…헬스커넥트·SNUH벤처 자회사 설립

최은진 기자공개 2022-08-03 08:38:28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1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다른 병원과 다르게 독립운영주체다. 상위재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투자방식도 보다 자율적이다. 그렇다보니 단순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보다는 사업확장에 더 초점을 뒀다. 2000년대 초반에 병원운영과 관련된 벤처기업 설립에 공동출자자로 나서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2010년대 들어서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병원의 공공성, 특히 서울대학교병원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병원 경영을 활용한 사업확장은 부당하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또 해당 투자를 통해 올리는 수익도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50억 규모 타법인 지분 소유…2000년초 '사업다각화' 나서

서울대학교병원은 2021년 기준 950억원 규모의 투자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이지메디컴·이지케어텍·사우디아라비아 MNG-HA·인더스마트·에스엔유에이치벤처·헬스커넥트다. 다른 의료재단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 주식을 소유한 것과 다르게 서울대학교병원은 대부분 병원 경영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관련 기업 투자에 나선 건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던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개선을 꾀한다는 목표로 병원 경영 일부를 위탁하는 회사를 설립에 뛰어들었다.

2000~2001년 서울대학교병원은 이지메디컴·이지케어텍·버추얼엠디 등 세곳의 회사 설립의 출자자로 참여했다. 각각 서울대학교병원이 당시 확보한 지분율 5.55%, 41.85%, 6.62%였다.

이지메디컴은 의료기관에 의료용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의약품 입찰 등을 담당한다. 이지케어텍은 당시 서울대병원이 구축한 병원경영정보시스템(MIS)을 각 병원의 규모에 맞게 최적화 시켜 일정액의 관리보수비를 받는 사업을 한다. 버추얼엠디는 고급 의학 및 의료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 회사는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영을 보조하는 역할로, 교원들이 대표이사 및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각 회사의 위치도 서울대학교병원 내에 마련됐다. 이지메디컴은 서정운 당시 서울대학교 병리학교실 교수가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지케어텍은 김성권 신장내과 교수가, 김석화 소아성형외과 교수가 대표이사였다.

2021회계기준으로 이지메디컴의 매출은 6363억원, 이지케어텍은 768억원이다. 서울대학교병원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이지메디컴이 21억원, 이지케어텍이 257억원이다. 이지케어텍은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버츄얼엠디는 2014년 청산종결 됐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이 보유한 이지메디컴 지분은 5.55%, 이지케어텍은 35.4%다. 각각 장부가는 6억4000만원, 893억원이다. 이들 기업은 회계상 지분법평가주식으로 반영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자회사 설립, 효익은 '미미'

2000년초 경영 일부를 위탁하는 벤처투자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면 2010년대 들어서는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 뛰어들기 위해 아예 자회사를 세웠다. 2011년 SK텔레콤과 합작해 설립한 헬스커넥트, 2015년 설립한 SNUH벤처 사례가 그렇다.

헬스커넥트는 ICT 및 의료콘텐츠 역량을 통합해 새로운 스마트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개인건강정보를 통해 건강관리 사업을 하는 한편 원격 의료서비스도 내놓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서울시에서 서울대학교병원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서울보라매병원의 원장이던 이철희 교수가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설립 초기 확보한 지분율은 50.49%로 최대주주였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공공성을 보장해야 하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영리목적의 수익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상당한 비판이 쏠렸다. 더욱이 원격의료가 불발되면서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법인 청산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의 수익사업으로 돌아섰다. 2021년 기준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분법손실로 8000만원을 반영했지만 브랜드사용료로 43억원을 수취했다.

2015년 설립한 SNUH벤처는 서울대학교병원이 2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당초 설립 이후 줄곧 김희찬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교수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올 초 인터파크 마케팅부문 대표를 지낸 최대봉 대표로 바꿨다.

이외 교원창업으로 설립된 뇌 내시경용 형광시스템 개발 기업 인더스마트의 지분도 23.87%를 보유하고 있다. 정진호 피부과 교수가 창업한 정진호 이펙트의 경우엔 4.7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병원이름을 이용해서 화장품 장사를 한다는 논란에 처하자 지난해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산하 병원인 'MNG-HA'의 지분 27.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병원은 올 초 서울대학교병원이 투자한 이지케어텍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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