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구조 재편]한화에어로의 제안, 한화그룹 방산 통합 시작적자 지속 한화에어로, 2분기 초 선인수 제안…내년 3월 통합 완료 목표
김동현 기자공개 2022-08-03 07:39:4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통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자회사 한화디펜스가 연이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한 데 비해 모회사 한화에어로는 계속 적자를 내던 상황이다.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던 한화에어로는 그룹 방산 사업 통합을 대안으로 떠올렸다.한화그룹의 방산 통합 작업은 지난 2분기 초 본격화됐다. 한화에어로가 ㈜한화 측에 방산 부문 사업 재편을 목적으로 ㈜한화 방산 부문 인수를 제안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한화에어로는 계속된 적자로 시장에 본업의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기였다. 한화에어로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년 안정적으로 성장했지만 회사 별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수익이 아닌 손실을 보는 상황이었다.
2019년 매출 5조2640억원, 영업이익 1652억원이던 한화에어로 연결기준 실적은 지난해 매출 6조4150억원, 영업이익 383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이 22% 늘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한화에어로를 별도로 빼고 보면 적자는 지속됐다. 한화에어로의 본업인 항공엔진 사업과 방산 사업의 실적을 구분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살펴보면 한화에어로 별도 영업손실은 △2017년 176억원 △2018년 982억원 △2019년 662억원 △2020년 74억원 등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서야 영업이익 8억원으로 이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5억원, 2분기 영업이익 231억원 등을 기록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의 적자는 지난 2015년 미국 항공엔진 사업자 P&W와 맺은 기어드터보팬(GTF) 엔진 계약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2060년까지 P&W와 엔진 개발·생산·판매·정비 등의 비용과 수익을 공유하는 국제공동개발사업(RSP) 계약을 맺었다. 올 1분기까지 한화에어로가 투입한 개발 비용만 3631억원으로 회사의 연결기준 한해 영업이익에 맞먹는다.
한화에어로는 이러한 '계획된 적자'를 이어갔지만 자회사 한화디펜스는 꾸준한 실적으로 모회사의 손실을 메꿨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K9(호주 9300억원·터키 2조), 천궁(UAE 3600억원) 등 대형 수출 소식은 한화디펜스 가치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안보 수요가 올라가는 추세까지 더해지며 한화에어로는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회사 정체성을 바꾸기로 결정한다. 회사는 지난 2분기 초 ㈜한화에 한화 방산 부문 통합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기계·건설 등으로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던 ㈜한화의 구상과도 이해관계가 떨어지며 7월 말 이사회 통과까지 불과 4개월여만에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한화에어로는 100%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한화의 방산부문도 인수해 그룹 내 방산 사업자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게 됐다. 한화에어로 자회사로 있던 한화정밀기계(산업용 장비)와 한화파워시스템(파워시스템)은 각각 그룹 내 계열사인 ㈜한화와 한화임팩트에 매각한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의 또다른 방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통합 논의에서 제외됐다. 상장사인 한화시스템까지 합병할 시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지분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 반발을 살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2대 주주(지분율 12.8%)인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지분가치 하락의 위험도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2세 3형제가 지분을 나눠가진 곳이다.
반면 100% 자회사이자 비상장사인 한화디펜스 흡수합병의 경우 당국 승인 외에는 큰 걸림돌이 없다. ㈜한화 방산 부문 인수는 ㈜한화 주주총회 등 절차에 따라 인수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8월과 내년 1월 중에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정밀기계 매각을 각각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디펜스 합병 완료 시기는 올해 11월로 잡고 있다. ㈜한화 방산 부문 인수는 내년 3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의 한화디펜스 흡수합병·㈜한화 방산부문 인수까지 완료되면 회사는 연 매출 4조원 규모의 방산 사업자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연간 기준 한화에어로 항공엔진 부문 매출은 1조4497억원, 한화디펜스 매출은 1조4284억원이었다.
여기에 최근 ㈜한화가 '주식회사 한화방산'의 물적분할을 결정하며 공시한 ㈜한화 방산 부문의 지난해 매출 1조4189억원을 더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통합 매출은 4조원을 훌쩍 넘긴다. 그동안 ㈜한화는 방산 부문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기계 부문 매출과 합쳐 실적을 내놓았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에어로가 인수 제안을 먼저 한 것이 맞다"며 "인수 제안 시기는 2분기 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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