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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H, 12년 만에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사업 접는다 2010년 550억 인수, 2016년 세일앤드리스백 880억 매각...2030년까지 운영권도 140억 매각

박상희 기자공개 2022-08-08 08:05:5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을 인수하며 호텔업에 진출했던 코스닥 상장기업 'CNH'가 12년 만에 해당 사업을 정리한다. 앞서 CNH는 2016년 메리어트호텔 건물을 한국토지신탁 계열 코레이트자산운용에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거래대금만 880억원이었다. 최근에는 2030년 확보한 호텔 운영권마저 140억원에 매각하는 결정으로 내리면서 호텔사업에서 완전 손을 떼기로 했다.

CNH는 호텔사업부문 매각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종속기업인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 주식 5만주를 140억원에 매각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10.6% 규모이며 처분예정일은 오는 8월31일이다.

CNH 측은 "처분주식 5만주는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가 영위하는 사업 중 투자사업부문을 분할신설법인으로 설립하고, 호텔사업부문에 해당하는 분할존속법인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것"이라며 "매매계약은 발행회사가 코레이트MEA펀드와 체결한 책임임대차계약의 변경 동의와 기업분할의 완료를 8월말까지 종결하는 것을 선행조건으로 체결한 조건부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가 회사 분할을 통해 호텔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구조다.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는 CNH가 2007년 호텔업을 주요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거래가 완료되면 CNH는 2010년 여의도 메리어틀 인수한 지 12년 만에 호텔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CNH 관계자는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건물은 2016년 자산운용사에 세일앤드리스백 조건으로 이미 매각했다"면서 "이번에 매각하는 것은 2030년까지 운영권을 가진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의 호텔사업부문을 분할해서 그 회사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H는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를 통해 2010년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을 운영하는 아프라나서울 주식 100%를 약 555억원에 인수했다. 아프라나서울은 앞서 2007년 1000억여원을 들여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을 인수했기 때문에 CNH는 당시만 해도 반값에 호텔을 인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계였던 아프라나서울의 모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파산했다. 당시 스미모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아프라나서울의 NPL(부실채권)을 CNH가 인수했다. 여의도 메리어트가 서울의 대표적인 금융 및 상업 중심지인 여의도에 위치한 6성급 수준의 고품격 인테리어를 갖춘 고급 호텔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베팅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국내 호텔이 성황을 이뤘던 2016년 CNH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메리어트호텔 건물을 매각했다. 2030년까지 15년 간 매각 후 재임차 해 호텔을 운영하는 조건이었다. 2010년 550억원에 인수해 2016년 880억원에 건물을 매각했으니 약 6년 만에 33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2030년까지 운영권을 확보했음에도 CNH가 호텔사업을 접기로 한 것은 팬데믹 영향으로 호텔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 여행 자체를 자제하게 되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숙박시설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수요가 사라졌다. 국내 주요 호텔·리조트는 투숙률과 매출이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 불황을 극복하지 못한 곳의 호텔·리조트 자산이 매각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CNH 역시 호텔업계가 최대 불황에 빠지자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팬데믹 발발 이후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팬데믹 발발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각각 147억원, 148억원을 기록했던 호텔사업부문 매출은 2020년 104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 매출은 97억원으로 더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더 도드라진다. 2020년 3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손실은 2021년 39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호텔사업부문은 팬데믹 영향이 아니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였다. 15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호텔사업부문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과 수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각종 소송전에 얽혀 있는 등 CNH에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 2010년 인수 직후부터 소송전이 시작돼 얽히고설킨 소송 개수만 20여건이 넘었다.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파크센터 건물 관리단 측과 수십 건의 소송에 얽혀 있다. 파크센터는 A동과 B동으로 이뤄져 있다. 1만7000평 규모의 오피스텔과 상가, 메리어텔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호텔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9%다. 나머지 71%는 오피스텔과 상가가 차지한다.

CNH는 이번 회사 분할과 매각을 지배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가 호텔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것인데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을 매각함에 따라 신설법인인 투자부문이 영위하는 사업이 향후 모기업인 CNH와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앤에이치하스피탤러티는 호텔사업부문 이외에 투자부문 사업을 영위했다. 계열사인 CNH캐피탈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호텔사업부문이 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때, 투자사업부문은 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모기업인 CNH는 지주사로 전환한 투자회사다. 기존에 영위하던 자동차 할부금융과 렌탈 사업은 자회사가 영위하고 있다.

CNH 관계자는 "호텔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투자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면서 "향후 모기업과의 합병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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