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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그룹, '탈중국 전략' 북미로 이동 가속화 2Q 매출 전년 동기 대비 66%↑, 설화수·라네즈 성장세 확인…미래 동력 마련 ‘속도’

김규희 기자공개 2022-08-08 07:58:03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 봉쇄로 인한 타격으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시장 다각화로 황금기를 재현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나정균 미국법인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북미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도시 봉쇄’ 여파, 2분기 영업손실 109억 ‘적자 전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1046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1년 새 영업손익이 큰폭으로 저하된 셈이다.

주요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 실적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등 뷰티 계열사는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이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 그룹 실적을 끌어내렸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봉쇄 정책에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걸었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강경책을 펼쳤고 생산, 물류 및 매장 운영을 제한했다.


그 여파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국내외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체 매출의 22%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채널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하락을 보이는 등 국내 전체 매출이 15% 하락했다. 국내 영업이익은 고수익 채널 매출 하락 및 광고비 증가 영향으로 같은 기간 55% 급감했다.

세부적으로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1년 전보다 13% 줄었고 라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21% 하락했다. 려, 미장센 등 데일리 뷰티는 17% 감소했다.

해외 매출 타격은 더 심각하다. 1년 전과 비교해 33% 떨어졌다. 아시아 지역에서 매출이 39% 하락한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에서는 도시 봉쇄 등 여파로 매출이 50% 이상 쪼그라들었다. 중국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아시아 지역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다만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아마존 등 e커머스 및 멀티브랜드숍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결과 올 2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뛰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 브랜드의 고성장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이 15% 증가했다.

◇북미 매출 66% ‘쑥’, 온·오프 채널확대 전략 ‘통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전역에 불어닥친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해외 매출을 급격하게 키웠고 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뷰티 그룹으로 자리잡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높은 중국 의존도는 양날의 칼과 같았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안팎에서 잇따라 정치·사회적 이슈가 터지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한한령에 시달린 데 이어 2020년부터는 코로나를 경험했다. 올 3월 말에는 중국 정부가 상하이 등 주요 도심에 봉쇄령을 내린 탓에 생산·물류·매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북미·유럽 시장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탈중국’ 전략의 중심에는 북미 지역이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한 결과 최근 북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 2분기에만 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16억원과 비교해 높은 성장세다.

온·오프라인 채널 확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지역 사업을 이끌고 있는 나정균 미국법인장(상무·사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 채널을 확대해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

나 법인장은 아모레퍼시픽 면세사업부장과 아세안 RHQ 법인장을 역임한 뒤 2020년 7월부터 미국법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글로벌 사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북미 시장 공략을 고심해왔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하기로 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세포라와 같은 화장품 전문점 멀티브랜드숍(MBS) 채널 중심으로 영업 확장에 주력했다. 동시에 아마존 등 e커머스 입점을 통해 온라인 매출 증대에 집중했다.

아울러 미국 여배우 시드니 스위니와의 협업해 워터뱅크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라네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점도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유명 뷰티 브랜드가 이미 자리잡고 있어 성장이 쉽지 않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차츰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중장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국내 화장품 기업의 ‘탈중국’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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