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강 엔켐 대표, '개인회사' 활용 노림수는 아틀라스팔천·와이어트그룹 설립, 자금력 확보 목적 가능성…현금흐름 관리 도움
황선중 기자공개 2022-08-12 08:22:3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0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정강 엔켐 대표가 최근 활발한 개인 투자 행보를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부터 두 곳의 개인회사를 설립한 뒤 자신이 지배하는 엔켐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선 엔켐의 현금흐름 안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오 대표의 엔켐 지배력 확대를 위한 밑그림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오 대표는 지난해 11월 경영컨설팅업체 '아틀라스팔천'을 설립했다. 자본금은 1억원 규모다. 최대주주는 지분 53%를 보유한 오 대표다. 나머지 지분은 다른 출자자 3인이 나눠 갖고 있다. 이승규 엔켐 전무도 지분 17%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직을 맡은 신진형 씨는 별도의 지분을 들고 있지 않다.
주목할 점은 코스닥 상장사 '광무'를 인수했다는 점이다. 아틀라스팔천은 지난해 12월 광무의 1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광무는 그때부터 신사업으로 2차전지사업을 추진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액의 원재료인 리튬염(LiPF6)을 공급하는 사업이었다. 공급처는 바로 오 대표가 지배하는 엔켐이었다.
시장에선 엔켐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엔켐은 지난해부터 현금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마이너스(-) 1124억원이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영업활동 과정에서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2020년에는 플러스(+) 84억원이었다.
현금흐름 악화를 유발한 요인은 재고자산이었다. 재고자산 규모가 2020년 말 277억원에서 2021년 말 629억원으로 127.1% 증가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엔켐은 주요 원재료인 리튬염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자 중국 고객사로부터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했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고자산이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광무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리튬염을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리튬염을 전량 중국에서 수급했지만,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리튬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원재료 수급 경로가 다양해진 셈이다. 결과적으로 원활한 재고자산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는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아틀라스팔천을 오 대표의 엔켐 지배력 확대를 위해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엔켐의 최대주주는 오 대표가 아닌 벤처캐피탈(VC) 아르케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사모펀드(28.75%)다. 오 대표 지분은 23.24%(특수관계인 포함)이다. 기업공개(IPO) 이전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다시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기 위해선 콜옵션 행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 대표는 엔켐이 발행한 5~9회차 전환사채(CB),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설정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일례로 900억원 규모로 발행된 10회차 BW에 설정된 콜옵션(권면총액의 45%)을 전부 행사하기 위해선 무려 405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 아틀라스팔천이 자금 확보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틀라스팔천은 장기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이었던 광무를 인수했다. 만약 광무가 엔켐과의 리튬염 거래를 통해 올해 흑자전환을 이뤄낸다면 즉시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 대표로선 광무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엑시트하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오 대표는 올해 6월에 '와이어트그룹'이라는 곳도 설립했다. 아틀라스팔천과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자본금 1억원 규모 경영컨설팅 업체다. 오 대표는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동시에 대표직도 역임하고 있다. 감사직은 박시묵 엔켐 사내이사가 맡고 있다.
와이어트그룹은 CB를 매개로 엔켐과 연결된다. 오 대표는 지난 5월 8회차 CB(권면총액 총 60억원)에 대한 콜옵션 전량(권면총액의 40%)을 행사했다. 이때 콜옵션 대상자로 와이어트그룹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와이어트그룹은 24억원 규모 8회차 CB를 보유하게 됐다.
엔켐 관계자는 "대표의 개인회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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