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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로, 반도체 '소재' 떼어내고 '부품'사업 승부수 전구체사업 분할 '엠케미칼' 신설, 머크에 매각…글로벌 마케팅 시너지 기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2-08-18 10:17:13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09:5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메카로'가 반도체 소재사업을 떼어내고 부품사로의 본격 도약에 나선다. 그동안 회사 성장을 책임졌던 '전구체(프리커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히터블록' 등 반도체 공정 장비부문에 집중 투자해 20년 가까이 축적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포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카로는 전구체 사업이 포함된 소재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엠케미칼(가칭)'을 신설한다. 법인 신설 후 지분 100%를 독일 머크사의 자회사인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에게 넘기며 매각을 진행한다. 매각 절차는 9월 29일 개최되는 메카로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머크사 측의 기업 심사 이슈 승인 후인 11월 말께 종료될 예정이다.


메카로가 물적분할해 매각하는 사업은 전구체를 담당하는 사업부다. 이번 딜이 주목을 받는 것은 전구체사업이 메카로를 코스닥 시장 상장으로 이끈 주력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메카로는 반도체 장비의 핵심 부품인 히터블록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박막 증착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전구체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전구체는 반도체 기판 위에 금속 박막과 배선을 만들 때 사용하는 액상 화학물질이고, 히터블록은 반도체 기판에 열에너지를 균일하게 공급할 때 쓰인다.

전구체는 2011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지르코늄 기반 고유전체(high-k) 전구체 'ZM40'을 독자 개발한 이후 SK하이닉스에 납품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한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메카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던 사업이다. 기존 해외 기술보다 균일하고 우수한 물성의 박막제조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 메이커들의 진입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2018년 총매출액 대비 73.97%(743억원)를 차지하던 전구체 사업부문 매출액은 2019년 65.48%(475억원), 2020년 47.72%(347억원), 2021년 41.43%(343억원), 2022년 상반기 34.32%(145억원)까지 축소됐다.

현재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SK트리켐, 한솔케미칼, 솔브레인 등 업계 대장주다. 국내 전구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레퍼런스 부족 등으로 메카로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았다.

경쟁 속에서도 생산 및 품질 보증 능력을 인정받아 전구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최근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며 메카로의 고민도 깊었다.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품 사업인 히터블록에 집중하면서 위세가 꺾인 전구체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메카로는 전구체 사업 반등을 위해 해외 시장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방산업 호조에 따라 전구체 사업이 여전히 유망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머크사 측과 손을 잡고 high-k 소재 전구체에 대한 국내외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사업 관계를 이어오다 전구체 기술력 등을 눈여겨본 머크 측이 먼저 인수를 제안했고 메카로도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메카로가 보유한 전구체 기술력에 머크 측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역량을 얹으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머크사는 2019년 버슘머티리얼즈와 인터몰레큘러를 인수하며 반도체의 밸류체인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라인 및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평택과 안성 등 7곳의 공장에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전자재료의 연구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머크사가 최근 반도체 소재 부문 확장을 위해 통 큰 투자를 발표한 만큼 메카로가 공들여 키워온 '자식'같은 전구체 사업이 더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엠케미칼을 인수하는 버슘머티리얼즈코리아는 분할되는 소재사업부문의 인력까지 모두 승계할 예정이다. 메카로에서 전구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인력 그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기존에 준비해온 차세대 high-k 소재 특허 및 양산 준비 등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사업부문을 떼어낸 메카로는 히터블록 등 반도체 공정 장비용 부품 사업에 집중하며 외형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메카로는 2000년 창업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히터블록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히터블록은 반도체 업황에 관계없이 반도체 공장에서 꾸준히 사용되는 소모품이다. 국산화 이후 국내 점유율 90%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특히 메탈재질의 표면코팅 기술이 적용된 히터블록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라믹을 활용해 히터블록 및 반도체 주요부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카로 관계자는 "전구체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곳에 매각하는 것으로 단순히 수익성 때문에 분할 해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며 "머크사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 메카로가 계획한 비전을 넘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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