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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리스트럭처링]일진하이솔루스, 수소 경제·투자 둔화 위기 직면③수소차·수소 관련 시장 전년대비 성장세 주춤, 매출·주가도 우하향

이민우 기자공개 2022-09-02 08:59:43

[편집자주]

전기차·수소차를 중심으로 그려졌던 일진그룹 청사진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동박 제조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가 갑작스레 매물로 나오며 미래 양대축 중 하나인 전기차 사업의 그룹 내 이탈이 유력해졌다. 다른 핵심 계열사인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시장의 투자 둔화 우려에 시달리는 등 그룹 전반의 미래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기로에 놓인 일진그룹과 주요 계열사의 현황과 전망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일진홀딩스 산하 일진다이아몬드 자회사로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연료탱크 등을 제조·생산하는 업체다. 현재 가장 발전된 형태 중 하나로 여겨지는 타입4 수소연료탱크를 개발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차인 넥쏘(NEXO)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미래 친환경차 시대의 주축 중 하나인 수소차 관련 기업인데다 글로벌 수준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졌다. 그런 만큼 일진하이솔루스의 평가 가치는 내외부에서 모두 고공행진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 일진하이솔루스의 그룹 내 중요도와 책임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변 대외 환경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완성차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전환을 시도 중인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의 물량 확대는 지지부진하다. 정책적 지원이 중요한 다른 수소 연관 산업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국내 정권이 교체되면서 수소 관련 사업의 투자 및 활력도 줄어드는 추세다.

◇타입4 수소탱크 기반 경쟁력, 수소차 시장 성장 둔화에 직면

일진하이솔루스가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는 타입4 수소탱크는 기존 알루미늄 용기를 사용하는 타입3와 달리 가벼운 복합소재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가벼우면서도 고강도로 제조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만큼 설계와 공차중량 면에서 이점이 있다. 또한 더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저장할 수 있는 수소의 양도 늘어난다. 수소는 보통 700bar의 고압력으로 저장되는데 저장 시 압력 수준을 높이면 같은 부피 용기라도 더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다.

글로벌 수준에서 타입4를 대량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는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 수소차 넥쏘의 독점 공급에 성공하며 기업공개 당시 증거금 36조원을 끌어모아 크게 흥행했다. 수소 관련 시장이 제대로 개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시장의 인정을 받았기에 본격적으로 수소차 물량이 확대될 경우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올해부터 수소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수소탱크 판매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넥쏘 판매대수는 5634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9.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수출 부문은 해외에서 수소차에 대한 인기가 높지 않은 탓에 판매가 수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상반기 수출된 넥쏘 물량은 176대에 불과하다. 719대가 수출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75.5%나 감소한 실적이다.

현대차도 최근 신규 수소차 및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의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당초 2세대 넥쏘와 스타리아·제네시스 수소차 등의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대다수가 보류됐다. 개발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소차의 성장성과 경제성이 기대이하인 만큼 시장 환경을 재검토하고 상황에 따라 재시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2세대 넥쏘 등 신형 수소차 개발을 정확히 어느시점까지 미루는지 설명하진 않았으나 현재로선 큰 의지를 못 느끼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개발 및 출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인 만큼 수소차 시장이 유의미하게 개화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무기한 연기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매출·주가 우하향, 수소 관련 시장 활력 감소 여파

올해 상반기 일진하이솔루스 매출은 517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574억원 대비 9.9% 감소한 실적이다. 특히 1분기 실적이 크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반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1분기 매출은 14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억원에 불과하다.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20.5%, 69.2% 줄어든 기록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올해 2월에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2020년)보다 감소했음을 알린 바 있다. 지난해 일진하이솔루스 매출은 1177억원으로 2020년보다 3.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이와달리 100억원을 기록해 2020년 영업이익인 151억원에서 33.4% 줄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업공개(IPO) 당시 내놨던 전망치인 271억원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스 2021~2022 주가흐름(출처:네이버 금융)

관련 업계는 당분간 수소 시장에 대한 관련 투자 및 활력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 산업의 성장성이 정책적인 지원에 따라 흐름이 크게 바뀌는 데다 관련 기업들도 신규 투자에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일진하이솔루스 주가 역시 수소 시장 성장 둔화 우려 등에 따라 주당 최고 9만8000원을 기록했던 IPO 당시보다 크게 하락해 3분의 1수준인 주당 3만8000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 관련 기업의 경우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현재 투자업계와 주식시장 등에서 크게 선호 받는 유형은 아니다"며 "정책적인 부분과 깊게 연관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 변동성이 큰 탓에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시장 자체가 아직 공공부문 물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소 관련 기업 관계자 역시 "올해 접어들어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서 수소 관련 투자가 이전보다 못한 것이 사실다"며 "포스코도 수소 관련 팀 인력을 재배치하고 감소시키는 등 움직임이 있었고 지난해 출범했던 수소기업협의체 등도 유의미한 움직임보다는 루틴하게 돌아가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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