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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기금 진단]금융당국, 보호한도 상향 검토…상호금융권에 불똥⑥한도 상향 시 출연금 부담 1조원 증가…작년 당기순익 25% 달해

김형석 기자공개 2022-09-08 08:00:57

[편집자주]

상호금융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외 금융시장 악재에 매번 큰 충격을 받았다. 수백곳의 지역 조합이 문을 닫았고, 부실 규모만 수조원대에 달했다. 자체 기금으로 부실을 감당하지 못한 신협과 수협은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았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재 상호금융권은 또 한번 부실 우려에 노출되고 있다. 부실 방지를 위해 준비해온 상호금융기관의 예금자보호기금의 현 주소와 부실 예방을 위한 대비가 적정한 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예보)와 금융위원회가 20년 만에 예금자보호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신한다. 이같은 방안은 상호금융권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상호금융권은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데다, 자체 기금을 확대하기 위해선 각 조합의 출연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출연금 부담이 증가하면 자칫 10여년간 수익성 개선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금융당국,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세계적 추세

금융당국이 예금자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와 예보는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을 위한 외부 연구용역과 민관합동 TF를 운영하고 있다.

TF에서는 현행 예금자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시 금융시장과 각 금융기관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내년 8월까지 TF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을 추진하는 데는 타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보호 한도가 낮기 때문이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한도는 절반에서 6분의 1 수준이다. 일본은 1000만 엔(약 9800만원), 독일은 10만유로(약 1억3500만원)다. 미국의 경우는 6배 이상 많은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나 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예금자 보호 한도를 대폭 높였지만, 우리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예금자보호 한도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한 뒤 20년간 한도 인상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1년 1만1561달러에서 지난해 3만4758달러로 3배로 증가했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지난해 가계 및 비금융 기업의 금융 자산 가운데 예금자 보호를 받는 비율은 1999년 53%에서 지난해 32%로 낮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자보호 제도가 금융안정을 위한 것인데, 보호 대상인 금융상품이 과거 50% 수준에서 20%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예금자보호 제도가 갖는 금융안정 기능에 약간 제한이 있는 만큼, 보호 대상 등을 금융안정 기능이 실질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 정도로 높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 뱅크런 우려에 보험료율 상향 불가피

상호금융은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기관(조합)의 부실화로 예보가 예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상호금융별로 조합의 출자금을 확보, 자체적 기금을 운영한다. 2001년 예보가 예금보호한도를 인상했을 때 상호금융권도 모두 예금보호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당시 상호금융권이 예금보호한도를 상향한 데에는 '뱅크런'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고객 입장에서는 2000만원까지만 예금을 보장하는 상호금융보다 5000만원까지만 보장하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을 선호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시 각 상호금융권은 늘어난 예금보호한도를 충당하기 위해 각 조합의 기금 출연 요율(보험료율)을 두 배가량 인상했다. 농협은 0.05%이던 보험료율을 0.10%로 인상했고, 지난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추가 보험요율 인상을 단행해 최고 0.20%까지 올렸다. 산림조합은 0.09%에서 0.15%로 인상했다. 수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예금자보호기금을 운영하는 타 상호금융권 역시 보험요율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실제 2010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국회와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는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 한도를 낮춰 저축은행의 예보료 부담을 줄이고, 해당 자금으로 부실 저축은행의 구조개선을 지원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저축은행만 예금자보호 한도를 낮출 경우 저축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 저축은행 업계의 부실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컸다.

과거 사례와 같이 예금보호한도가 상향되면 상호금융기관의 각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출자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기금 부담금은 매년 1조원 이상 필요하다.

현재 상호금융권의 기금 보험료율은 0.15~0.25%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수협·신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수신잔액이 539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이들 상호금융권이 지난해 출자한 예금자보호기금 추정액은 1조원가량(목표기금제 제외 시)이다. 보험료율을 두 배 인상하면 매년 상호금융권 전체 부담액은 2조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상호금융권 전체 당기순이익(4조471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목표기금제 축소도 불가피하다. 목표기금제는 기금 적립액과 목표기금 상하한을 고려해 조합이 납부하는 출연금 감면해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3년 농협을 시작으로 현재 수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이 목표기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상호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를 제외하고 모두 목표 적립률을 달성해 총 6000억원가량의 조합 출연금을 감면했다.

한도 상향에 따른 기금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호금융 입장에서는 준비금의 적립률이 목표 한도를 높여 출연금 감면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은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지만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에 따른 금융당국의 업권별 차등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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