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이재용 '뉴삼성' 행보에도 실질 지주사 '거리두기' [삼성물산은 지금]②3년전 EPCTF 방문 '힘 싣기'와 대조적, ISDS 제소 결과 등 부담

신민규 기자공개 2022-09-13 07:43:33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미뤄덨던 현안인 지주사 전환 결정을 비롯해 순환출자 고리 끊기, 금산분리 해결과 같은 필수 재편 작업은 모두 삼성물산이 움직여야 해결이 가능한 숙제들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복귀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뉴삼성'을 만들 단초를 찾아야 할 곳은 삼성물산이지만 당장 보이고 있는 행보만 보면 거리두기 양상이 강하다. 그 이면에는 다양한 이유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사면 복권 직후 삼성엔지니어링 상일동 사옥을 찾았다. 같은 건물에 삼성물산이 있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업무보고에 우선순위를 뒀다. 만남도 삼성엔지니어링이 주였다. 이번 방문은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함께 삼성물산 건설 경영진과 회의를 진행하는 정도로 끝났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카타르 수주를 위해 출장 중이어서 참석하지 않았다.

수감생활을 하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나 돌아왔던 3년전과는 사뭇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시에는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를 먼저 찾았다. 삼성물산 첫 방문 시점이었던 2019년 일이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이 부회장의 행보는 그룹 내 의사결정에서 TF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행보는 반대 의미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유는 뭘까. 일단 시장에선 사면 복권 직후인 데다가 그룹과 연관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절차(ISDS)를 앞두고 지배구조 최정점에 선 삼성물산에 힘 싣기가 부담됐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지금도 삼성물산은 여전히 그룹 내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다만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재가동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여러 요인이 엿보인다.

우선 삼성은 미전실 해체 후 신설한 TF 삼각편대 가운데 삼성물산의 EPC경쟁력강화TF만 서초사옥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와 삼성생명의 금융경쟁력강화TF를 모두 서초사옥으로 집결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EPC경쟁력강화TF는 컨트롤타워 역할보다 건설 본연의 사업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성격이 강한 영향이다. 삼성 내에서 EPC사업을 벌이는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3개사다. EPC경쟁력강화TF는 이들 계열사의 시공사업 입찰 등 재가권과 내부 감사 권한은 가지고 있지만 과거 미래전략실처럼 인사권 등 힘을 가진 곳은 아니다. 아울러 삼성물산 내에 존재하는 조직임에도 상사부문 사업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내 어떤 위치도 점하고 있지 않다.

현 TF 구도만 놓고보면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정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이 '뉴삼성'에 초점을 맞춰 향후 다양한 변화를 줄 것이란 점에서 보면 단순 현존하는 TF를 합치는 방식의 컨트롤타워 부활 방식은 가능성이 떨어진다. 완전히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기존 TF를 한 데 묶을 가능성이 보다 높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경우 삼성물산을 중심에 세울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빠르면 올해 내에 그 결과를 살펴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삼성이 연내 옛 미래전략실 수준의 조직으로 TF를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콘트롤타워 구축을 통해 지주사 전환 외에 순환출자, 금산분리 작업을 서둘러 풀어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만큼 모든 과제의 중심에 서 있다.

물론 이에 앞서 풀어야할 숙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당장 삼성그룹과 연관된 굵직한 ISDS만 해도 두건이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 메이슨캐피털과의 분쟁 결과에 따라 운신의 폭이 좌우될 여지가 있다.

분쟁을 떠나서도 옛 미래전략실 부활이란 이미지는 반대 여론 부담이 큰 편이다. 의사결정조직이 새로 생기면 그룹내 준법위원회나 이사회 등과 투명한 관계 정립이 어려운 측면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신민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