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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 동남아 도전기]톱다운 투자·밸류업 시스템 키맨 방정헌 상무③동남아 유니콘 포트폴리오 보유, 국내 기업 현지 진출 조력

권준구 기자공개 2022-09-15 07:56:02

[편집자주]

SV인베스트먼트가 미래 먹거리로 해외 투자 선점에 나섰다. 2015년 중국 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마련해 해외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등 활발한 노력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이후 동남아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더벨은 SV인베스트먼트의 동남아 투자의 발자취를 조명하면서, 운용 전략과 미래 지향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 1조원을 넘는 대형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SV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 중 해외투자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중국, 미국에 이어 동남아까지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방정헌 SV인베스트먼트 상무(사진)가 있다. 방 상무는 SEA(동남아) 프라이드 리더를 맡아 싱가포르 지사와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총괄 운영 중이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유망 동남아 기업을 발굴하고 한국 업체가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남아 투자 전문가…톱다운 투자·창업자 추진력에 중점

방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이후 뉴욕에서 교육 분야 스타트업인 'ILC'를 창업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혔다. 그는 2011년부터 나우IB캐피탈, 메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하는 등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전문성을 쌓아갔다.

동남아 권역으로 눈을 돌린 시점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인터베스트 해외투자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동남아 벤처펀드를 직접 운용하며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발굴했다. 인도네시아의 물류 회사 '시츠팟'과 핀테크 업체 '핀액셀' 등 동남아를 포함한 국외 스타트업 9곳에 베팅했다.

2020년 4월 방 상무는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SEA 프라이드를 맡았다. 해외 메이저 벤처캐피탈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자는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비전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방 상무는 "과거 동남아 투자를 했을 당시 현지 Co-GP였던 케조라벤처스의 네트워크에 많이 의존했다"며 "이번엔 직접 SV인베스트먼트가 현지 시장에 직접 진입해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 메이저 VC가 주도하는 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투자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바로 톱다운(Top Down) 형태다. 펀드 운용 인력이 한 데 모여 국가, 시장 환경, 투자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토론한다. 이후 투자 섹터가 정해지면 선점 회사를 리스트업한 후 개별 업체에 접촉하는 순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핀테크 산업을 뽑았다. 방 상무는 "국가별로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결제, 렌딩, 보험, 자산운용 등의 순서로 꽃을 피게 돼있다"며 "소득과 같은 시장 환경을 염두해 두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에서 성공했던 산업 분야를 그대로 동남아시아에 가져다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실패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별 기업을 평가할 때 창업자의 '추진력'을 제 1기준으로 봤다. 그의 투자 기업 중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마트스터디(현 더핑크퐁컴퍼니), 시츠팟, 핀액셀 등을 예로 들며, 사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고 자신만의 철학이 분명한 창업자가 공통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답했다. 시장의 문제점을 빨리 캐치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밀어붙일 줄 아는 실행력이 중요했다.

회사의 주주 구성 역시 중요한 요소다. 신흥국에선 공동경영에 가까울 정도로 이사회의 기능이 강하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투자자들과 함께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자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 그만큼 현지의 유력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한 부분을 긍정적인 시그널로 봤다.

방 상무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시츠팟의 경우 초기 투자했던 주주들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시츠팟은 펀드레이징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초기 투자자들이 C레벨 임원을 주선하면서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일조했다.


◇한국기업 동남아 진출 밸류업 가교 역할 '톡톡'

해외 법인은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국내 포트폴리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첨병 역할을 겸하고 있다. 방 상무는 동남아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돕고 있다.

대표적으로 SV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던 음원 IP 기반 컴퍼니빌딩 스타트업 콘텐츠테크놀로지스가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올초 17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방 상무는 동남아 진출을 꾀하고 있던 콘텐츠테크놀로지스에 현지 네트워크를 소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4000만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며 MCN을 운영하고 있는 루나 마야 등을 제공했다.

투자 검토 단계부터 해외진출 지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유망 기업의 경우 투자유치 과정에서 하우스 간 딜 경쟁이 치열하다. 방 상무는 동남아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피력해 협상력을 취했다.

그가 인터베스트에서 투자했던 스마트스터디(현 더핑크퐁컴퍼니) 건이 있다. 당시 스마트스터디의 IP인 아기상어송이 인도네시아에서 유명했지만 그만한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방 상무는 스마트스터디에 베팅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완구사, 영화사, 출판사 등 미팅을 주선하며 약 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방 상무는 "이러한 부분을 살려 현재 SV인베스트먼트가 검토 중인 자율주행 스타트업에도 동남아 진출 지원을 타진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얻은 네트워크는 국내기업 투자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UM 5억달러 목표, 동남아 메이저 VC 도약 노린다

SV인베스트먼트는 해외에서 현지화를 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국내 VC 중 하나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현지 파트너를 충원하는 데 공을 들였다. 미국 역외펀드 1호의 투자를 완료했고 2호 조합 론칭을 앞두고 있다. 중국 역시 1억달러 규모 펀드를 모두 소진하고 회수 단계로 돌아선 상태다.

방 상무는 동남아에서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고 봤다. 그는 "블라인드펀드 1호를 조성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해 안정적으로 20%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 첫 목표"라고 말했다.

향후 5년 내 싱가포르 법인의 운용자산(AUM)을 5억달러(약 6920억원)까지 성장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방 상무는 "2024년까지 현지 LP의 자금을 바탕으로 2억~3억달러 수준의 대형 펀드를 만들 것"이라며 "SV인베스트먼트가 동남아시아 메이저 벤처캐피탈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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