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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 역대급 매출 불구 순손실 왜? 자산시장 악화에 투자자산 평가 손실…매출 성장세 지속, 사무용 가구시장 기회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22-09-14 07:55:5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시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수백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 수십년간 업황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순이익을 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적자를 낸 셈이다. 최근 수년간 사모펀드 등에 투자를 확대해 온 가운데 올들어 자산시장이 악화되자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다만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대다수 가구기업들이 영업실적 부진에 빠진 것과 달리 퍼시스는 본업에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변화하는 사무환경 속에서 기회를 포착, 다양한 시도 끝에 사무용 가구시장에서 선방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지펀드 등 투자, 평가손실로 영업외비용 급증

퍼시스는 2022년 상반기 순손실 48억원을 냈다. 특히 2분기에 발생한 순손실이 66억원이다. 1분기에는 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 순손실로 인해 상반기 순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퍼시스의 영업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1990년 후반대부터 최근까지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큰폭의 순손실이 발생한 건 영업외손실 때문이다. 손익계산서 상 기타손실과 금융원가를 합한 영업외비용은 총 380억원에 달한다. 특히 2분기에 발생한 비용은 258억원으로 상반기 영업외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영업외비용 대부분은 금융원가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발생한 금융원가만 365억원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이다. 해당계정으로 보유한 자산 규모만 1834억원이다. 단기기타금융자산 339억원, 장기기타금융자산 1496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퍼시스는 올해 6월말 기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사무용 가구 제조사 허먼밀러(MLHR)에 291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에 총 400억원 가량을 태웠고, 증권사에 투자일임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퍼시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을 밑도는데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자자산에 유입된 셈이다.

문제는 올들어 대외경제 변수들이 악화되면서 투자자산 가치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이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면서 올해 상반기 퍼시스의 순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평가손실이라는 점에서 손익계산서상 손실이 생긴 것으로 실제 현금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퍼시스 관계자는 "2022년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유가, 원자재 및 물가상승, 미중 간 무역갈등 등 세계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많이 발생했다"며 "이는 각종 주요 원자재, 상품 및 제품에 대한 공급망 이슈를 불러 일으키고 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금리의 급격한 인상까지 겹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우려가 선 반영된 자산시장은 연초부터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IFRS 기업회계 기준상 미실현 평가손실도 당기손익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매출 2000억 돌파, 기업 이사 등 사업영역 확장

퍼시스는 그러나 올해 상반기 본업에서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011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내면서 반기기준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올들어 국내 가구기업들이 주택 거래량 감소에 따라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퍼시스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큰폭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상반기 매출성장률은 매 반기마다 20% 안팎에 달한다.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에 특화된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무공간의 변화에서 기회를 모색해왔다. 그 결과 2021년 창립 이래 최대인 매출 3265억원, 순이익 451억원으로 전년대비 32% 개선된 영업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같은 영업실적은 위기 속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온 결과다. 퍼시스는 시스템부스를 출시해 가구와 공사의 개념통합을 기획하는 등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시스템부스는 해체와 재조립이 가능한 모듈형 부스로 새로운 오피스공간을 만들거나 설치 후 공간의 용도나 위치를 바꾸기도 용이한 사무공간 솔루션 제품이다.

퍼시스는 사무용 공간 컨설팅과 사무용 가구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무 공간 구축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사 서비스를 올해 6월 론칭했다. 또 향후에는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퍼시스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오미크론 변이 대 확산,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됐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퍼시스는 원격근무 환경 및 문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발생하는 사무공간의 변화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창립 이래 최대인 32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451억원으로 전년대비 32% 개선된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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