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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IBK기업은행, "동남아·동유럽 주력한다"① 박봉규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중소기업 따라 해외 진출 재개할 것"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28 07:15:46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해외사업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에 원활한 금융 지원과 성공적인 현지 정착을 돕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본래 역할이 확대돼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는 핵심사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수장이 새롭게 바뀌었다. 박봉규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사진)은 뉴욕지점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 부행장은 "은행 전체 경영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경영지원그룹 파트와 비서실 등에서 일하며 전략추진 감각을 쌓았다"라며 "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 진입, 베트남·폴란드 공략 '재추진'

기업은행은 타행과 비교해 해외 진출이 늦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해외사업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해외사업에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에 주력했다. 여러 국가에 진출하기보다는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활발한 중국이나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를 공략했다. 지난해 미얀마 법인 설립을 끝으로 동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박 부행장은 해외사업 전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되고 실행돼야 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전 세계 경제는 2020년 3월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변동성이 높아졌다.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를 넘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삼중고'를 맞닥뜨린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예년과 다른 글로벌 경제 환경이 펼쳐졌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행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정 위기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유보됐던 베트남 및 동유럽 진출사업을 다시 재개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전략적 요충지로 지목한 곳은 베트남이다. 국내기업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내 공단지역에 영업점을 추가 개설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7년 7월 베트남 금융당국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지 은행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신규 은행인가 발급을 보류해 오고 있으나, 올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한국계 금융기관의 신규진출 인가에 대한 협조가 기대된다고 전해졌다.

기업은행은 동유럽 진출기업에 대한 거점 역할 위해 폴란드에 사무소 설치를 본격화했다. 폴란드 사무소 설치는 올해 초 윤종원 행장이 강조했던 해외사업이라서 더 주목된다. 폴란드는 유럽의 배터리 생산허브로 떠오른 국가다. 현재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과 200여 개의 협력 중소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 인니, 사우디...미래 전략 지역 신규 진출 '다각도'로 검토 중

기업은행은 다수의 미래 전략 지역 진출을 모색 중이다. 먼저 싱가포르 신규진출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기업은행 사무소가 설치돼 있진 않다. 싱가포르가 동남아지역 국제금융센터로 부상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또 국내기업의 동남아지역 진출 및 교역 규모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 지역 금융중심지로서 싱가포르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박 부행장은 싱가포르 이외에도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국내 기업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고 인구 등 내수시장 규모와 정치적 안정성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별 금융규제, 시장규모 등 현지 특성에 따라 지점, 현지법인 설립, 현지은행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디지털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에서는 인터넷·스마트뱅킹을 고도화하고, 현지 플랫폼사와 협력·제휴를 통해 고객 접근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뱅킹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중소기업 전문은행 설립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은행의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기법 △여신 상품 및 서비스 △여신업무 체계 구축 및 개발업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뉴욕, 홍콩, 런던 등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진출기업이 현지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신디케이션, PF 등 국제투·융자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기업은행은 밝혔다.

◇'고환율, 우크라 전쟁 장기화'...리스크 관리·안정적 자금 조달 '주력'

해외사업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대외 리스크 관리가 관건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1400원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해외 거점의 환율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

박 부행장은 "기업은행의 국외점포들은 기본적으로 조달과 운용 통화의 일치를 통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환율 급등에 대비해 유동성 현황 및 거래기업 내 특이사항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점포별 상황에 맞는 선제적인 자체조달 확대 노력으로 현재 모든 국외 점포가 안정적인 유동성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거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경색에 빠질 위험성에 대비해 관련 자산의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는 것 역시 리스크 요인이다. 폴란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기업은행은 전쟁 발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올해 상반기 사무소 설치를 잠시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주변국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 사무소 설치에 재돌입했다.

기업은행은 해외지점의 본점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자금 조달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국외점포는 설립 초기에는 자금 조달에 있어 본점에 의존도가 높으나 영업이 성숙해지면서 현지 조달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박 부행장은 "현지 예금고객을 지속 발굴하고 국책은행의 안정성과 높은 신용등급을 적극 활용해 현지은행들과의 자금거래를 확대하는 등 조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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