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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원화·외화 병행한다 환율 급등으로 이자 부담 ↑…5억달러 중 3억달러만 해외서 조달

김지원 기자공개 2022-09-26 07:25:1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이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조기상환을 위해 원화채와 외화채 발행을 병행하기로 했다. 최근 고환율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다.

2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달 7일 이사회로부터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승인을 받고 조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JP모간과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10월 말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1월 초 자금조달 완료를 목표로 시장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2017년 11월 발행한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를 조기상환하기 위해 발행된다. 영구채 성격을 띄는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만기 30년이지만 거의 예외 없이 조기 상환 가능한 콜옵션을 행사한다. 사실상 5년 만기의 채권인 셈이다.

흥국생명은 차환 대상인 5억달러 중 3억달러만 외화로 조달한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으로 한번에 5억달러를 찍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5년 전보다 원달러환율이 200원 넘게 오른 상황에서 전액 외화로 발행하면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해당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이 2017년 발행한 5억달러를 당시 이자율결정기준일의 원달러환율을 적용하면 5571억5000만원이다. 흥국생명이 10월 말 발행을 준비 중인 3억달러에 흥국생명이 공시한 기준환율(1370.30원)을 적용하면 총 4110억9000만원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1460억원이 남는 셈이다.

흥국생명은 남은 금액을 원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메리츠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조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1000억원 이상 발행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금융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신종자본증권을 찍을 당시 흥국생명은 5년 미국 국고채 금리에 2.472%를 더한 4.475%에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기준이 되는 5년 미국 국고채 금리는 5년 전보다 170bp가량 뛴 상황이다.

국내 발행사 중 가장 최근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교보생명의 경우 5.9%의 금리에 5억달러를 발행했다. 흥국생명의 경우 교보증권보다 등급이 낮은 데다 발행 전까지 추가 금리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해당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한국물 시장에서 외화채 발행에 성공한 곳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뿐이다. 한화생명은 1월 후순위채 7억5000만달러를, 교보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를 발행했다. 올해 두 번째 외화채 발행을 계획했던 한화생명은 금리 부담에 발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국내외 채권 발행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흥국생명이 발행을 강행하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기까지 남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흥국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은 금융 당국 권고치인 150%에 근접한 157.9%인 만큼 이번 차환을 통해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외화로 발행했더라도 각 발행사의 상황에 따라 여러 통화를 병행해 차환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흥국생명의 경우 최근 고환율로 인해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원화채 발행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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