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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정원오 성동구청장 "ESG스타트업 밸리 조성 목표”2020년부터 출자 70억 규모 자펀드 결성, 공간 지원·후속 자금 지원 투트랙

이종혜 기자공개 2022-09-26 08:08:0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국내 벤처생태계에도 자리 잡고 있다. 벤처생태계 성장에 힘입어 벤처펀드 출자에 참여하는 지방, 기초자치단체도 늘어나고 있다. 2020년부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서울시 성동구도 'ESG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2020년부터 출자사업에 닻을 올렸다.

서울시와 유관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출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초자치단체인 성동구가 독자적으로 출자사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기초자치단체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다. 성동구는 2017년 전국 최초로 소셜벤처 법제화에 성공한 기초자치단체다.

2018년부터 정부주도로 임팩트펀드가 양적성장을 이뤄냈지만 소셜벤처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소규모 펀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은 1년간 조례를 찾아가며 출자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정 구청장은 기록을 경신한 기초자치단체장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6월 치러진 민선 8기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 서울구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3선을 일궈냈고 한강벨트 12개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데뷔 2년차 출자기관(LP) 수장이기도 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20일 진행한 더벨과 인터뷰에서 "임팩트 펀드가 늘어났지만 성수의 소셜 초기기업을 직접 만나보니 자금 지원이 중요한 문제였다"라며 "세밀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선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직접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에 소규모의 임팩트펀드 조성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조성된 임팩트펀드 규모는 1750억원(2018년 기준)이다. 임팩트 분야에서 지난 몇 년간 조성된 누적 펀드보다 큰 규모다. 2019년부터 한국사회연대가치기금이 출범하며 펀드 규모는 늘었다. 그러나 양적팽창의 이면에는 펀드 규모와 투자를 받아야하는 소셜 초기기업이 미스매칭되는 문제가 있었다.

성동구는 이 문제에 착안했다. 소셜벤처 창업을 견인하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펀드도 필요한데,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에서 조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초지방정부인 성동구가 일조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정 구청장은 "행정에서 정부, 광역, 기초의 역할이 나뉘는데 임팩트, ESG 펀드를 조성해 성동구에 자리 잡은 소셜벤처기업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기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적극적이고 유연한 자금 지원을 위해 자펀드를 조성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성동구는 ESG 스타트업밸리를 조성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소셜벤처 혁신경연대회를 통해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소셜벤처 허브센터에 업무공간 지원, 스케일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성동임팩트펀드 통해 초기투자를 했고, 결성을 앞둔 성동ESG펀드를 통해 후속투자를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성동구는 업무 연속성을 위해 소셜벤처 전담조직도 꾸렸다.

서울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강남구, 관악구, 구로구 등도 출자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태펀드 출자를 동반하고 투자 대상도 넓은데 반해,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모태펀드 출자 없는 임팩트 자펀드를 조성했다. 주목적 투자대상도 소셜벤처기업으로 한정했다.

정 구청장은 "펀드 규모보다는 현장의 필요성에 더 집중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며 “공간지원, 창업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조성, 인력 지원 등 성동구만의 창업 생태계 지원 정책과 연계된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2년 차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도 누적되고 있다. 성동구가 5억원을 출자한 1호 펀드인 성동임팩트펀드는 20억원 규모로 결성돼 초기기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현재 2호 펀드인 ESG펀드가 50억원 규모로 조성 진행 중이다. 성동구는 출자규모를 늘려 15억원을 보탰다.

자펀드를 통해 9월 기준 총 10개 초기기업에 총 16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국내 1호 푸드 업사이클 전문기업 리하베스트는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후속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경기도 화성시에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B2B 콜라보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최대 맥주기업인 멀티빈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증강현실(AR)형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 '리얼월드' 개발사인 유니크굿컴퍼니도 25억원 규모의 후속투자 유치를 받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운용하는 제로원펀드에서 투자에 참여했다. 메타버스 기술이 집약된 도심 속 놀이 공간 '리얼월드 성수'도 오픈했다.

성동구는 기업하기 좋은 구를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취득세·재산세 등 세금 감면, 건축물 사용 승인 절차 단축, 소셜벤처 지원 정책 등을 꾸준히 펴고 있다. 특히 작년 11월 성수IT 산업유통 개발 진흥지구로 지정되며 지식산업센터 용적률 인센티브도 적용된다. 성동구의 GRDP(지역 내 총생산)가 2018년 서울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정책이 발판이 돼서다.

스타트업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다. 소셜벤처허브 건물 외벽에 붙은 20여개의 CCTV는 AI 영상분석 기술을 이용한 주차공유서비스의 테스트베드, 모빌리티 스타트업과 차량 관제시스템을 활용한 안심버스 사업도 준비 중이다.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큰 면적의 벤처촉진지구이기도 한 성동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정 구청장은 "소셜벤처뿐만 아니라 최근 로봇, 콘텐츠크리에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스타트업과 ESG경영을 중시하는 대기업들이 유입되고 있다"라며 "지원정책을 다각화해 문화, 기술, 사람이 어우러지는 글로벌 ESG스타트업 밸리가 최종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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