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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금]철강제품 가격 비싸질까...전방산업 '좌불안석'③전기강판·고급후판·스테인리스강 포항제철소 의존도↑...해외생산법인 활용 가능성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23 08:14:47

[편집자주]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 탓에 내우외환 상황에 직면했다. 안에서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 복구가 난관이고 밖에서는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경영진 책임론의 칼끝이 매섭다. 포스코가 당면한 어려움을 쉽사리 극복하지 못한다면 철강제품을 활용하는 국내 제조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더벨이 포스코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전방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로 자동차, 조선, 가전 3개 업종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제철소는 세 업종에 각각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조선용 후판, 스테인리스강을 공급해 왔으며 압연설비의 가동 중단으로 이들 모두 시장에서 공급 감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코는 재고품 투입과 함께 광양제철소의 최대 증산 및 전환생산, 해외 생산법인의 물량 활용 등을 통해 당면 수요에 대응하고 올해 안에 포항제철소 압연설비 복구를 마무리해 수급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포항제철소 압연설비 복구가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세 업종의 기업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포항제철소 정상 가동을 위해 지자체를 비롯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강재가 협상 중인 자동차·조선, 광양제철소 주시

자동차는 전반적으로 포항제철소 침수 여파로부터 그나마 자유로운 축에 속하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애초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 중심기지는 포항제철소가 아닌 광양제철소이며 현대제철이 시장의 공급 감소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분야만 놓고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에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이라는 특수강재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생산하는 곳은 포항제철소 뿐이다. 그마저도 생산량이 연 10만톤에 불과해 자동차부품업계는 부족분을 비싼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도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제철소는 연 530만톤의 후판을 생산하는데 이는 국내 전체 수요의 20%에 해당한다. 광양제철소에서도 범용 후판의 생산은 가능하나 열처리재와 박물 등 고급 후판의 수요는 당분간 포스코가 보유한 2~3개월 분량의 재고품에 의존해야 한다.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는 현재 철강사들과 하반기 강재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각 업계에서는 상반기 대비 자동차강판의 가격이 소폭 인상되고 조선용 후판은 가격이 동결되거나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포항제철소 압연설비 침수로 두 강재 모두 가격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경우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고객사와 제품 인증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고급 후판 역시 광양제철소의 전환 생산을 추진하고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크라카타우 포스코’의 생산품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동차는 라인 시스템 기반의 계획적 생산체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은 다량의 후판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강재를 공급해 주던 포항제철소의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은 광양제철소의 강재 생산능력을 주시하거나 대체자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될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품질이 중요하다”며 “품질 기준만 충족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후판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가격이 비싼 일본산 후판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자료=포스코)

◇ 스테인리스강 수급 대란 가능성, 가전업계 불안 가중

반기마다 제품가격을 협상하는 자동차강판이나 조선용 후판과 달리 스테인리스강은 유통사들의 유통망을 거쳐 공급된다. 가전업계는 스테인리스강의 최대 수요업종인 만큼 시시때때로 변하는 유통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스테인리스강(STS)의 경우 현재 5개월 분량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면한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고가 포스코의 예측보다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16일 스테인리스강 전문 철강사 현대비앤지스틸의 창원 냉연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크레인을 점검하던 협력사의 인명사고로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국내 스테인리스강 생산능력의 50%를 담당하는 1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16%를 담당하는 2위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이 동시에 멈춰 시장의 수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는 스테인리스강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생산법인 ‘포스코장가항불수강유한공사’와 태국 ‘포스코타이녹스’등 해외 생산법인의 제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광양제철소의 스테인리스강 생산능력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상사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외 철강사의 제품을 수입해서라도 국내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철강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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