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영진약품, KT&G생명과학 인수 6년 R&D 성과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적자 개선 급선무"

최은진 기자공개 2022-10-06 08:21:1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이 6년여 전 신약개발 계열사 KT&G생명과학을 품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삼았던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연물 신약후보물질은 임상 2a상에서 멈췄고 이렇다 할 후속 파이프라인도 없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도 축소됐다. R&D 보다는 실적 개선에 방점을 두고 경영계획을 세우는 분위기다.

영진약품은 2017년 KT&G생명과학을 합병했다. 당시 KT&G생명과학은 연간 8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내며 결손금이 460억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경구형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을 연구하다 유효성 입증을 못해 중단하는 등 고전했다.

반면 영진약품은 항생제 및 복제약 등으로 2000억원의 매출로 꾸준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여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영진약품은 R&D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판단으로 KT&G생명과학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KT&G생명과학의 재무 부실이 영진약품 주주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세차례나 합병신고서를 반려하면서 일정이 1년간 지연됐다. 부당합병 의혹으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여전히 검찰조사 중이다.

계획보다 다소 늦게 KT&G생명과학을 품었지만 영진약품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YPL-001'와 유전적 미토콘드리아질환 치료제 'KL1333' 등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우며 신약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YPL-001'은 당시 미국 임상 2a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KL1333'은 스웨덴 바이오텍 Abliva AB(옛 NeuroVive, 이하 앱리바)로 기술수출한 상황이었다. 영진약품은 R&D 비용을 대폭 늘려 신약개발 성과를 통해 2022년 '빅(Big) 5'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6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영진약품의 매출액은 국내 20위권 제약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YPL-001'은 2018년 임상이 끝났지만 4년째 후속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임상에 투입되는 비용마련이 발목을 잡는다. 협업할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9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YRA-1909'의 임상 2상이 종료됐지만 역시 후속개발은 중단 상태다.

기술수출한 'KL1333'이 작년 11월 미국 FDA로부터 글로벌 임상 2/3상 승인을 받아 올해 환자투약이 진행된다는 점 정도가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임상 및 개발 전권은 앱리바가갖고 있다. 이외 영진약품이 신규로 발굴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전무하다.

합병당시 목표로 내세웠던 R&D 투자 확대도 제자리걸음이다. KT&G생명과학을 인수한 이듬해인 2018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9.8% 비중이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6.7%에 불과하다. KT&G생명과학과 합병 당시부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이광옥 전 상무는 2020년 퇴사하는 등 인력변동도 있었다. 연구인력은 2020년 가장 많은 70명이었다가 현재 67명으로 줄어들었다.


영진약품은 2020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적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해외수출이 축소되고 지난해 적자전환까지 된 데 따라 매출 구조 등 체질을 바꾸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목표로 삼았던 신약개발이 뒷전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KT&G생명과학을 인수한 후 추진하던 파이프라인은 현재 자금 등의 문제로 답보상태"라며 "흑자로 전환하는 게 먼저고 그 이후에나 신약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