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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먼트의 '남다른' 구애 전략 [thebell note]

권준구 기자공개 2022-10-07 07:19:4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현지법인을 관리하는 데 중소형 VC 운영에 버금가는 비용이 든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의 말처럼 해외 투자는 VC에 큰 리스크다. 5~6년 전부터 국내 벤처캐피탈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투자-회수'라는 선순환구조의 확립은 요원해 보였다.

SV인베스트먼트는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리는 하우스 중 하나다. 2016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8년 미국 보스턴으로 진출했다. 투자 영역은 지속 확대됐다.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세웠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운영하며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진출 방식은 분명했다. 현지화를 통한 네트워크 확보였다. 2016년 당시 SV인베스트먼트는 맨몸으로 중국을 공략했다.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두세 달 간격으로 체류하면서 현지 기업 및 운용사와 접점을 쌓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중국 VC인 심천캐피탈과 손잡고 1억달러 블라인드 펀드도 조성할 수 있었다.

해외 투자로 얻은 네트워크는 국내 투자에서도 빛을 발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벤처캐피탈이 소극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지만 여전히 유망 기업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그만큼 '핫딜'의 경우 경쟁은 치열하고 VC가 협상력을 갖기란 쉽지 않다. SV인베스트먼트는 스타트업 '구애 전략'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했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은 우리의 중요한 KPI"라며 "SV인베스트먼트만이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피력해 예비 포트폴리오 기업과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구애는 투자 검토 단계부터 시작됐다. SV인베스트먼트는 한 자율주행 차량 스타트업의 1000억원대 투자 라운드에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이때 동남아 진출 방향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가 수도 이전을 계획하면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전망인데 해당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기관과 가교 역할을 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의 밸류업(Value-up) 역할도 수행했다. 동남아 진출을 모색 중인 피투자기업에 맞춤형 네트워크를 제공했다. 음원 IP 기반 스타트업 콘텐츠테크놀로지스가 인도네시아 MCN, 엔터사 대표 등과 협업할 수 있도록 미팅을 주선했다.

올 4월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그는 "우리의 대표 포트폴리오인 빅히트(현 하이브)를 잇는 대형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의미 있는 트랙레코드는 거저 쌓이지 않는다. 투자부터 사후 관리까지 갖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자원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SV인베스트먼트의 차기 유니콘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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