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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한국은 좁다' 미국 중고차 경매 주목 국내 중고차 시장 15배 이상...2025년 연 3000억 매출 목표

허인혜 기자공개 2022-10-07 07:45:4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상·항공 수송과 유통, 중고차 경매사업을 중심축 삼은 종합 물류기업이다. 최근 보폭을 넓힌 알토란 사업은 유통 부문의 중고차 경매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출범 직후 국내 자동차 경매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중고차 경매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리를 굳힌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은 자명한 단계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시장진출을 위한 새 조직을 구축했다.

이달 미국 현지 중고차 경매업체를 인수하며 빛을 봤다. 현대글로비스의 무기는 경매 노하우다. 장기목표는 온라인 경매와 소매 판매다. 오프라인 경매가 주를 이뤘던 미국에 온라인 경매를 접목해 규모의 경제와 시간 단축을 모두 꾀한다는 목표다.

◇현대글로비스, 美 중고차 경매장 인수…'16배' 미국시장 노린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중고차 경매장 운영업체 'Greater Erie Auto Auction(GEAA)'을 인수했다고 이달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미국법인(GUS)이 GEAA의 지분을 100% 사들였다.

GEAA는 2003년부터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중고차 경매 사업을 해온 곳이다. 약 6만평의 부지 경매장에서 연간 2만대 이상이 팔린다. 현대글로비스도 GEAA의 중고차 물량 2만대와 딜러 4000여명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리적으로도 미국에서 중고차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 뉴욕·오하이오 주 등의 대형 시장과 인접해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한 미국 중고차 경매 업체 'GEAA' 매장.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경매 사업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2001년 한국로지텍에서 현대글로비스로 간판을 변경하며 제한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제시한 신사업이 중고차 경매다. 2년 뒤인 2003년 IT계열사인 오토에버로부터 중고차 경매사업을 양도 받았다.

시간이 지나며 시장 점유율도 공고해 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우리나라 중고차 경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누적 경매출품 대수는 상반기 기준 131만대다.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중고차 경매 시장에 진출해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미국 중고차 경매시장 1차 목표는 인수 3년차인 2025년까지 연간 3000억원의 매출 달성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중고차 부문 매출액은 7330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까지 91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글로비스 전체 중고차 부문 매출의 3분의 1을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이겠다는 포부다.

첫 진출인데도 매출 목표를 크게 잡은 배경은 미국 시장의 규모다. 미국에서 한 해에 팔리는 중고차는 4000만대가 넘는다. 국내 중고차 시장의 연간 거래대수는 253만대로 미국 시장이 16배 이상이다. 국내 중고차시장 규모 30조원을 두고 단순 계산해도 480조원 이상이 거래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 성장세는 한해 1~5% 수준으로 수십년이 지나도 미국 시장의 규모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경매시장으로 좁혀도 미국시장 진출이 유리하다는 평이다. 미국 등에서는 경매로 팔리는 중고차 비중이 40%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10% 수준에 그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해외 중고차 시장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중고차 시장을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인도 등 4개 권역으로 나눴다. 도·소매와 플랫폼 사업 진출을 목표했다.

미국은 경매장을 기반으로 온라인 도·소매를, 유럽은 거점 기반의 도·소매를 주력으로 삼았다. 자국 기업 충성도가 높은 중국은 합작법인으로, 인도는 공급망 관리를 통한 도매사업을 지역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신설과 로드맵 공개 1년 만에 미국 현지 업체를 인수하며 빛을 봤다. 중국 시장에는 현지 자동차 판매·물류기업 창지우그룹과 합작했다. 유럽내 주요 거점으로는 영국과 러시아 등이 거론된다.


◇단기목표는 오프라인·도매 확대…"온라인·소매판매 넘볼 것"

현대글로비스의 무기는 경매 노하우다. 업력만 20년의 베테랑이다. 오프라인·온라인 경매를 모두 경험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단기적으로는 오프라인·도매 경매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오프라인 경험이 풍부한 곳이고, 미국 역시 오프라인 경매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라며 "향후 2~3년간은 오프라인 경매를 통해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경매장도 추가로 인수한다는 목표"라고 답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온라인 경매와 소매 판매다. 온라인 경매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생소한 방식이다. 차량이 고가품인 만큼 '직접 보고 구매하는' 수요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구매한 중고차를 다시 소매 판매해야 하는 딜러의 눈은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증강현실(AR) 등의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전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오프라인 경매는 20년간 이어왔지만 온라인 경매는 이제 1년차에 접어드는 신사업으로 당장 미국 시장을 온라인으로 석권한다는 목표는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지향점으로 온라인 경매를 목표했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도 장기목표 중 하나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중고차 경매 기업으로는 드물게 소매사업 경험을 갖췄다. 국내에서는 중고차를 매집해 딜러에게 판매하는 도매 사업만 영위했지만 해외에서 소매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현대차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이 걸어둔 대기업 빗장이 풀리자 출고 5년·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알짜 중고차만 팔겠다는 자신감을 비쳤다. 그만큼 고급 물량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수록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인기도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계열사를 통한 알짜물량 확보는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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