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풍향계]사우디 찾은 PM·설계사, 글로벌 공략 노린다한미글로벌·희림·해안건축 동행, 현지법인·인수 자회사 통한 전략 수립
이정완 기자공개 2022-11-11 07:30:5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 특화 영역인 건설사업관리(PM)와 건축설계 전문 기업들이 네옴시티 개발 사업을 계기로 사우디 시장 공략을 추진한다. 한미글로벌, 희림, 해안건축이 정부가 파견한 수주지원단에 속해 사우디를 찾았다.이들은 전문 분야에서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수주를 노린다. 이미 사우디에서 수주에 성공하며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기업도 있다. 회사가 M&A(인수·합병)로 품은 해외 자회사와 현지법인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 '사업비 700조' 네옴시티 공략, 해외 비중 높이기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PM 전문 기업 한미글로벌과 건축설계 전문 기업 희림, 해안건축은 지난 6일 사우디로 출발한 수주지원단에 동행했다. 이번 수주지원단은 우리 기업의 네옴시티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주축으로 꾸려졌다. 건설, 모빌리티, IT, 스마트시티 등에서 22개 기업이 참여했다.
건설업이라고 하면 공사 전면에 나서는 시공사만 익숙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PM과 공사 전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설계 기업도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한미글로벌은 올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선정한 글로벌 CM·PM 부문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안건축은 영국 건축종합잡지 빌딩디자인이 발표한 'World Architecture Top 100'에서 10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은 아직 국내 매출 비중이 해외 비중보다 더 높다. 한미글로벌의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 1637억원 중 42%인 691억을 해외에서 벌었다. 같은 기간 희림은 해외에서 211억원을 벌어 전체 매출(1071억원)의 20%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을 키우려는 세 회사에게 네옴시티 개발은 큰 기회다. 이들은 이번 방문 기간 중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비롯 네옴시티, 주택부, 리야드 시청 등에서 일하는 고위 인사와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친환경 신도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제조업 중심 국가로 전환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으며 사업비가 5000억달러(약 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 한미글로벌 'PM' 희림 '스마트시티' 해안건축 '도시·건축'
회사마다 수주 전략도 다르다. 한미글로벌은 이미 PM 역량을 살려 사우디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08년 사우디에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한 한미글로벌은 2020년대 들어 사우디 사업을 다시 확대했다.
2020년 국영 부동산 개발 기업 로쉰(Roshn)이 발주한 리야드 3만가구 규모 주거 복합단지 PM 용역을 수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네옴시티 특별 총괄프로그램관리(e-PMO) 수주에 성공했다. e-PMO는 네옴시티 건설 사업 전반 핵심 관리 항목을 분석, 관리, 보고하는 시스템을 수립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한미글로벌은 최근 네옴시티에서 추가 수주 성과도 냈다. 네옴시티 사업 수행에 필요한 일반 사업관리, 교통, 환경 및 지속가능성 3개 분야에서 2024년 8월까지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미글로벌은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영국 PM 기업 워커사임(Walker Sime)을 인수하기도 했다. 워커사임 인수는 여섯 번째 해외 기업 M&A였다. 한미글로벌은 회사가 세운 현지법인을 통해 사우디 영업을 펼치고 있는데 영국과 중동 간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주를 계획 중이다.
희림은 'DCM(Design&CM)' 역량을 통한 수주를 꾀한다. 희림은 설계와 건설사업관리를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발주처 측에 강조하고 있다. DCM을 통해 빠른 착공과 공사기간 단축 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 다수의 수행 경험이 있는 스마트시티 설계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희림은 쿠웨이트, 캄보디아,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스마트시티 개발 노하우를 축적했다. 지난 8월에는 말레이시아 시피탕 스마트 레저시티 설계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해안건축은 건축설계와 도시설계 전반에서 수주전에 나선다. 사우디에서 사업을 따낸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를 추진 중이다. 해안건축은 담만 신도시 설계와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에서 도시설계 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한다. 네옴시티 외에 로쉰이 진행 중인 주택 사업, 홍해 개발 등 건축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해안건축 역시 'PCM(Project&CM)'이라 칭하는 프로젝트 설계부터 사업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획부터 설계, 시공관리를 모두 도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주전은 현지 법인이 중심이 된다. 사우디 법인은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중동·북아프리카 전반으로 수주를 확대할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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