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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더벨 헤지펀드 포럼]“운용전략 차별화로 펀드 다양성 제고 필요”강대권 라이프운용 대표 “기관 중심 장기투자 확대”

이민호 기자공개 2022-11-16 07:30:53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5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운용전략을 앞세워 기관투자자 중심의 수익자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모주(IPO)에만 편중된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5일 더벨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위기의 헤지펀드 시장, 생존 해법은’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이날 행사에서 각 운용사가 차별화된 고유의 운용철학과 전략에 기반한 상품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올해 국내외 헤지펀드 시장의 특징으로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대부분 자산유형(asset class)에서의 수익률 하락을 꼽았다. 주식 60%와 채권 40%를 혼합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의 해외 헤지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0월말까지 마이너스(-) 20%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보다 큰 낙폭이었다.

강 대표는 “주식과 채권을 혼합했을 때 동시 하락하는 현상은 50년 만에 처음”이라며 “헤지펀드는 자산유형간 헤지효과를 노려야 함에도 거의 모든 자산이 하락하면서 에쿼티(Equity), 크레딧(Credit), 이벤트드리븐(Event Driven), 매크로(Macro)를 포함해 대부분 전략에서 마이너스를 냈다”고 분석했다.

국내 헤지펀드 업계가 이런 상황 변화에 취약한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코스닥벤처펀드와 하이일드펀드 등 공모주 전략 중심의 펀드가 전체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증권형펀드의 40%가 공모주 전략이며 펀드수로 보더라도 55%에 이른다.

특정 유형의 펀드가 시장을 지배할 경우 개별 펀드매니저나 자산운용사가 전략적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처럼 하나의 대형 IPO가 전체 펀드의 수익률을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 점도 또 다른 문제로 지목됐다. 공모주 시장이 우호적일 경우 대부분 펀드가 수익을 내지만 올해처럼 공모주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상장종목수 자체가 줄어들고 상장 이후 주가가 정체되면서 대부분 펀드가 함께 부진을 겪고 있다.

강 대표는 “301개 자산운용사 중 약 10%인 상위 35개가 전체 운용규모(AUM)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며 “운용사별 운용전략에 차별성이 없으면 AUM이 큰 대형 자산운용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변화된 운용업계 환경이 전략적 차별화 부재의 원인으로 꼽혔다. 헤지펀드에서 헤지를 위해 파생상품을 펀드자산의 20% 초과로 편입할 경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돼 은행·증권·보험 등 판매사에서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렇게 되면 파생상품 비중을 20% 이하로 낮춰야하기 때문에 헤지 전략 자체를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강 대표는 “판매사와 수탁사에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취급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장기투자나 자산배분을 적용하는 투자자 풀(pool)도 부족해 결국 자산운용사로서는 당장 인기가 높고 유행하는 상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전략적 차별화 부재는 대형사 쏠림을 낳고 중소형사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리한 운용을 할 수밖에 없어 투자자 신뢰가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시킨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헤지펀드가 가장 중점에 둘 생존전략으로 스타일의 일관성(style consistency)을 꼽았다. 해외시장의 경우 고유한 스타일을 얼마나 오래 유지했는지를 주요한 투자지표로 여기지만 국내시장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스타일의 변화(style drift)를 요구하면서 헤지펀드 생태계의 다양성을 상실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스타일의 일관성이 바탕이 되면 장기투자 목적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헤지펀드 수익자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투자자로서는 다양한 전략의 펀드를 혼합해 시장과 무관한 액티브한 전략을 가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일부 상위 자산운용사만 제외하면 대부분 회사가 리테일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테일 투자자는 기관투자자보다 투자기간이 짧은데다 스타일의 일관성보다는 변화를 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헤지펀드 시장도 벤처캐피탈(VC)이나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처럼 루키리그를 만들어 신생이나 소형 운용사의 성장을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외에 판매사를 통하지 않더라도 펀드수익자와 헤지펀드 운용사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해외의 경우처럼 대형 플랫폼 헤지펀드가 중소형 헤지펀드에 재간접투자를 통한 시딩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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