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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사장 교체 1년]매출 외형 10년래 최저, 총차입금 '6조' 눈앞⑦주요 사업 마무리 여파, 부채비율 추가 상승 불가피 전망

성상우 기자공개 2022-11-21 08:00:05

[편집자주]

선임 과정부터 말 많았던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김 사장은 임기의 3분의 1밖에 안 채웠지만 과거 어떤 사장보다 시끌시끌한 1년을 보냈다. 물론 성과도 있었고 미흡한 점도 있다. 무엇보다 SH의 중장기적 경영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사업들에서는 확실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임 사장 체제 속에서 1년을 보낸 SH는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헌동 사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6개월간 일어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형 축소’다. 매출 규모가 현저하게 줄었다. 자연스럽게 이익 급감도 감내해야했다.

동시에 재무건전성 약화했다. 5년간 5조원선을 오르내리던 총차입금이 어느새 6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채비율은 반년 사이 10%포인트 올라 200%를 코앞에 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SH가 거둬들인 매출은 5677억원이다. 2012년 반기 매출 3076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치다. 10년간 역대 매출 추이를 보면 상반기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은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뿐이다. 다만 이 때도 금액이 5000억원대까지 내려간 적은 없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조5490억원이었다. 1년 만에 반기 매출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경우 전임 김세용 사장이 4월 퇴임했고 6개월 이상 사장 공석 상태로 흘러간 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매출 축소는 SH의 성장기를 이끈 대형 개발사업들은 대부분 마무리된 영향이다. 마곡·위례·문정·고덕강일 등 주요 프로젝트 대부분이 종료 단계다. 십수년 단위로 진행해 온 대형 개발사업이 한꺼번에 끝나가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대형 사업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다.

매출 볼륨이 위축되면서 이익 규모 감소도 뒤따랐다.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747억원 가량이다. 2019년 상반기 실적을 제외하면 이 역시 최근 10년래 최저치다. 순이익도 비슷하다. 적자를 냈던 2019년을 제외하면 10년 간 반기순이익이 5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6개월 사이 부채비율은 10%포인트 올랐다. 상반기말 기준 195.3%로 20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채비율 200%는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중앙부처 산하 공기업 중 ‘재무위험기관’을 선정할 때 적용한 기준이다. 대상 기관 중 당시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던 곳들은 모두 위험기관으로 선정돼 정부의 경영관리를 받고 있다.

SH의 부채비율은 2010년대 초반 한때 300%를 넘기며 위험수위에 다다른 적이 있다. 이후 타이트한 재무건전성 관리에 들어가면서 2014년 이후 200%대, 2018년 이후 4년간 190%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10년간 부채비율 변동폭을 보면 6개월 만에 10%포인트가 낮아진 적은 있어도 높아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SH는 최대주주인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2019년부터 매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출연금이 SH의 자본계정으로 유입됐다. 이 기간 SH의 납입자본금 규모는 5조8400억원대에서 7조1200억원대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론 추가 출연이 이뤄져 7조2900억원 수준까지 올라갔다.

매년 수천억원대의 자본 출연이 이뤄짐에도 부채비율이 급등한 원인은 차입금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 재임기간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6개월간 1690억원 규모의 정부 출연금이 지급됐지만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그 두 배가 넘는 37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오세훈 시장의 정책 기조인 매입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사업 확대를 추진하려면 현재 사업구조 상 추가 차입이 불가피하다. 부채비율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임대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연간 5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차입 부담이 증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채비율 관리 계획은 아직 타이트하게 잡고 있지 않다. SH가 지난해 12월 31일에 작성한 부채 상환계획을 보면 올해와 내년 상환계획으로 각각 2150억원, 78억원을 제시했다. 올해 상환액은 민간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한 2000억원 규모 공모채권과 5조3000억 규모 주택도시기금 중 일부(141억원)가 포함된 수치다. 내년 상환액은 전액 주택도시기금 상환액이다. 나머지 5조2700억원 규모 주택도시기금 상환은 2024년 이후로 미뤘다.

특히 올해 상환계획 금액(2150억원)은 지난해 수립한 계획 대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전임 사장 시절인 2020년 12월 31일에 작성된 부채 상환계획안을 보면 SH는 올해 8190억원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1년 만에 그 액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최근 6년간 역대 사장들이 수립한 상환계획안의 연도별 변동 내역을 보면 상환 계획금액이 소폭 줄어든 적은 있지만 한번에 6000억원이 줄어든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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