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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들어 올리는 개미를 상상한다 [thebell note]

김진현 기자공개 2022-11-22 08:11:44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급락했던 증시를 부양한 주체는 '동학개미'였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주식 열풍이 불면서 코스피 지수는 3000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동학개미운동 현상은 그간 시장에서 부수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개인투자자들의 잠재력을 보여준 사건이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처럼 소위 '큰손'이 아닌 개인들이 제3의 시장 부양 주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는 미국발 금리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줄면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모험자본 시장에서도 자금 부족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고통을 겪고 있다.

정책 자금인 모태펀드 출자 예산 마저 줄며 내년 일기도 흐린 상황이다. 정부는 민간 모펀드 조성을 통해 민간 자금을 공급하고 유동성 위기를 이겨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민간 모펀드의 취지는 공감하나 기존에 벤처 투자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주체가 새롭게 등장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민간 모펀드 결성으로 지금껏 정책펀드에 출자해왔던 법인들이 고스란히 이동해 '조삼모사'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활발히 벤처투자를 해왔던 금융권 자금이나 대기업들이 민간 모펀드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는 현저한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다. 실질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늘려줄 수 있는 새로운 주체가 등장할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물음표를 다는 이들이 많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모 비상장투자기구(BDC)는 이런 면에서 새로운 주체를 시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가능한 비상장 투자회사(신탁)인 BDC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BDC는 주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등 비상장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이미 BDC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에선 BDC 규모가 1000달러(약 132조원)를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BDC는 높은 배당 성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BDC는 당기순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돼 있어 연평균 배당 수익률은 9%대에 달한다.

증시 부진으로 많은 동학 개미들이 시장을 떠났지만 BDC가 도입된다면 잠재적으로 시장에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미들에게 벤처 시장 투자 참여 창구를 열어준다면 장래에는 개미들도 미래의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일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이미 개미들의 힘을 목격한 적이 있다. 수많은 개미가 유니콘의 편자 아래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하면 언젠가 유니콘을 번쩍 들어올리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 공중부양하듯 떠다니는 유니콘 아래 개미들이 잔뜩 모여있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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