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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금투세 유탄]위기의 성과보수 체계…운용업계 대안 ‘골몰’⑧일단위 수취 대두…단타 펀드 기승 가능성도

이민호 기자공개 2022-11-23 08: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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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2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이 논의되는 가운데 일반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성과보수 체계에서의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펀드 분배금 중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간주되면 수수료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성과보수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과보수를 일 단위로 매기거나 단타 펀드를 양산하는 방안이 제시되지만 마땅한 수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에는 적격집합투자기구(펀드)의 분배이익 소득구분을 배당소득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펀드 분배금 중 비과세되는 매매차익 및 평가차익을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과 통틀어 배당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내용이다.


일반사모운용사들이 이같은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에 크게 민감한 이유는 성과보수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는 기존 수익모델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분배금 중 매매·평가차익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원천을 불문하고 모두 배당소득으로 간주할 경우 분류과세가 아닌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적용을 받게 돼 1년에 한 두 번 하는 펀드 결산시 수익자의 납세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일반사모운용사로서는 이 납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유보가 불가능한 이자·배당소득만 매년 분배하고 매매·평가차익은 펀드 환매까지 결산을 유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매년 이자·배당소득에 대해서만 성과보수를 수취할 수 있고 나머지 매매차익에 대한 성과보수는 펀드가 환매되는 시점에서야 수취가 가능하다.

일반사모운용사들이 기존 성과보수 체계의 손질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방안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성과보수를 운용보수처럼 일 단위로 매기는 안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다. 기존에는 운용보수는 365 분의 1로 매일 적립시키고 성과보수는 일 단위 수익률과 상관없이 결산시점에서의 기준가를 토대로 일정 수익률을 초과한 수익에 대해 일정 비율로 수취했다.

일반사모운용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성과보수를 일 단위로 계산하는 것은 현재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이미 매일 수익률이 도출되고 있어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헤지펀드 중에는 이런 방식으로 성과보수를 매기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펀드 수익자의 가입시점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일단 상장주식이 편입자산에 포함되면 대부분 개방형 구조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단기에 수익을 확정하고 환매하려는 수익자가 많아 판매사에서 판매에 용이하도록 개방형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가입시점이 다르면 수익자별로 기준가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수익자별로 매겨지는 성과보수도 달라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보수를 일 단위로 매기려면 모든 수익자의 기준가 시작 시점이 동일하도록 폐쇄형 구조로 설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사모운용사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대부분 수익자가 폐쇄형 구조를 기피하는 만큼 자금모집이 어려울 수 있는 딜레마에 부딪힌다.

폐쇄형 구조를 취하지 않는다면 일명 ‘단타 펀드’로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결산일이 도래하기 전에 수익을 모두 배분하고 펀드를 청산하는 방법이다. 운용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단타 펀드는 장기투자가 불가능해 특히 가치투자 하우스로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가치투자 하우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용 자체가 경직되는 문제가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성과보수를 일 단위로 매기거나 단타 펀드로 설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짜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 변화를 주든 일반사모펀드의 투자 매력 감소를 피할 수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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